[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대만에서부터 인기를 얻기 시작해 홍콩, 싱가포르 등을 거쳐 국내에도 선보인 흑설탕 밀크티가 프랜차이즈 시장에도 진출한다. 커피업계는 새 트렌드의 등장을 긍정적으로 보면서도 포화 상태에 이른 시장에서 경쟁이 심화될 것을 걱정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브랜드 흑화당은 지난달 말 서울시에 가맹 사업을 위한 정보공개서를 신규로 등록했다. 정보공개서는 가맹본부의 재무 현황, 영업 조건 등을 기재한 일종의 사업설명서로 공정거래위원회 또는 지방자치단체에 등록한 후 계약 14일 전에 창업 희망자에게 제공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흑화당은 지난달 3일부터 9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45회 프랜차이즈 박람회에도 참가했다.
흑화당은 한국과 대만의 공동 대표가 운영하고 있으며, 일반 밀크티에 흑설탕을 넣은 '흑당버블밀크티'를 비롯해 '과일꽃차', '장미홍차' 등 이색적인 메뉴를 판매한다. 지난해 12월 홍대입구 본점을 처음으로 개설한 이후 백화점에서 팝업스토어를 운영했고, 올해 들어 현대백화점 울산점, 롯데백화점 잠실점 등 직영점을 오픈했다.
앞서 대만 브랜드 더앨리는 지난해 10월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을 오픈하면서 국내에 진출했고, 현재 5개의 직영점을 운영하고 있다. 또 다른 대만 브랜드 타이거슈가는 지난달 8일 국내 1호점인 홍대본점을 오픈했다. 이미 SNS 등을 통해 유명해지기 시작한 흑설탕 밀크티의 영향으로 타이거슈가 홍대본점은 평일에도 주문을 위해 길게 줄이 늘어설 정도로 호응을 얻고 있다. 타이거슈가는 이달 강남점, 다음 달 명동점도 열 예정이다.
새로운 브랜드의 출현은 프랜차이즈 시장에 활력을 줄 수 있어 업계는 우선 반기는 분위기다. 하지만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커피는 치킨 다음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등 이미 포화 상태다. 공정위의 가맹현황 자료를 보면 지난해 커피 업종의 가맹본부는 324개로 전체의 9.0%를 차지해 치킨(379개, 10.5%) 업종 다음으로 많았다. 커피 업종의 전체 가맹점 수는 2016년 1만2661개에서 2017년 1만3931개로 10.3%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커피업계 관계자는 "흑설탕 커피 또는 버블티는 최근에 등장하기 시작해 짧은 기간에 많이 판매된 메뉴"라며 "끝 맛으로 달고나 같은 맛이 나 선호도가 갈리지만, 좋아하는 고객은 계속해서 찾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브랜드별로 '스페니시라떼', '돌체라떼' 등 베트남에서 시작된 연유가 들어간 메뉴가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는 것처럼 메뉴 개발이 유지되면 인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커피 시장에서는 원두의 차별화와 제조 방식의 다양화 등을 내세우고 있지만, 이제는 더 끌어낼 것이 없을 정도"라며 "그런 차원에서 새로운 트렌드를 만드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본다"라고 평가했다. 다만 "국내 소비자의 수준이 높아진 상황에서 단맛으로 경쟁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라며 "일시적으로 인기를 끌 수는 있겠지만, 그것이 장기적으로 이어질지는 알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
흑화당 매장 내부 이미지. 사진/흑화당 홈페이지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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