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5세대(5G) 통신 시대가 열린다. 5G의 최고 전송속도는 이론상 LTE(롱텀에볼루션)의 1Gbps(기가비피에스)보다 약 20배 빠른 20Gbps다. 한 번에 전송할 수 있는 데이터양도 약 100배 많다. 5G는 기존 LTE보다 단순히 속도가 빨라지는 것을 넘어 일상과 주요 산업 현장의 모습을 바꿔 놓을 전망이다. 이에 <뉴스토마토>는 5G 통신 시대에 새롭게 펼쳐질 산업군과 그로 인해 달라질 생활상을 살펴보는 기획을 마련했다.(편집자)
대용량의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오갈 수 있는 통신망이 갖춰지면 초고화질(UHD) 영상을 끊임없이 감상하고 자율주행차들이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주고받으며 운행할 수 있다. 인공지능(AI)과 로봇이 보다 진화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는 셈이다. 5G가 정보통신기술(ICT) 분야뿐만 아니라 주요 산업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는 이유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5G가 오는 2030년 창출할 사회경제적 가치는 47조8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동통신사들은 지난해 12월1일부터 전국 5G망 구축에 나섰다. 오는 5일 삼성전자의 갤럭시S10 5G가 출시되면 소비자들이 5G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단말기도 갖춰진다. 이통사들은 5G 요금제 준비도 마쳤다.
소비자들은 5G로 집안의 변화를 실감할 전망이다. 주요 가전들이 자동화되고 연결되는 스마트홈은 지난 1980년대부터 이어졌다. 인터폰·보일러온도조절기부터 시작해 월패드를 지나 LTE 시대에는 스마트폰으로 집안의 조명, 멀티탭, 주요 가전 등을 제어하는 수준까지 왔다. 스마트홈이 더 확장되려면 기존보다 많은 센서들이 집안 곳곳과 각종 기기에 부착돼 연동돼야 한다. 또 센서들이 만들어내는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서버로 보내고 서로 연결돼야 한다. 데이터 전송량이 기존보다 늘어나며 이를 수용할 통신망이 필수적인데 이 역할을 5G가 맡게 된다. 각종 가전뿐만 아니라 CCTV와 보안 센서, 사용자의 스마트폰까지 연결된다. 해당 정보는 소방서와 경찰서 등 응급 상황에 대처할 곳과 병원·보호자·사회복지사에게까지 전송돼 긴급 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한다. 여기서 각종 센서를 공급하는 제조사와 데이터를 분석해 결과를 사용자에게 알려주는 데이터 분석 전문 기업의 역할이 커진다. 가정의 전력 사용량과 보안 상태, 사용자의 건강까지 각 기관들이 분석하고 관리하며 새로운 서비스도 창출될 수 있다.
스마트오피스는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진화할 전망이다. 기업들이 서버를 회사 내부에 두고 소프트웨어(SW)를 설치해 사용하는 기존의 온프레미스(On-premise) 방식에서 외부 전문 기업이 제공하는 클라우드에 데이터와 SW를 두고 업무를 보는 것이다. 영상회의도 진화한다. MR(혼합현실) 기반의 홀로그래픽 영상회의 서비스도 곳곳에서 시도되고 있다. 이러한 클라우드와 영상회의 등은 5G망의 빠른 속도와 초저지연 특성으로 진화할 수 있다. 대용량의 데이터가 클라우드와 사용자의 모바일 및 PC를 실시간으로 오갈 수 있는 통로 역할을 5G가 맡는다. 스마트오피스의 확산은 원격근무를 가능케 해 원유 소비를 줄여 온실가스도 감축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일상에서 즐기는 미디어도 5G 시대에 변화를 맞이할 전망이다. LTE의 고화질(HD) 스트리밍에서 UHD와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으로 미디어는 그 종류와 양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영화·드라마·게임 등의 초고화질 영상을 스마트폰과 VR 기기, AR글래스 등으로 실시간으로 즐길 수 있다. 이에 전문 콘텐츠 제작사과 기기 제조 시장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국내 VR시장 규모는 2020년 5조7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AR은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MS)의 홀로렌즈, 매직리프의 매직리프 원 등 전문 AR 글래스를 통해 즐길 수 있다. AR은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미디어 콘텐츠뿐만 아니라 산업 현장에서도 미숙련공을 도와주는 역할을 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VR과 AR 기기 및 운영체제과 콘텐츠 시장은 미국과 중국이 이미 주도하고 있어 국내 기업들이 스마트폰처럼 해외 기업에게 종속될 우려가 있다"며 "콘텐츠는 1인 방송 시장이 커지며 5G 시대에 다양한 콘텐츠가 경쟁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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