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로드숍이 개성을 강조했던 원브랜드숍에서 여러 브랜드의 제품을 판매하는 편집숍으로 변하고 있다. 일부 로드숍은 타사 제품까지 판매해 고객을 끌어들인다. 날로 영향력이 커지는 H&B스토어에 대항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서울 중구 명동 거리에 진열된 로드숍 화장품. 사진/뉴시스
2일 업계에 따르면 로드숍들이 원브랜드숍의 정책을 폐기하고 다양한 제품의 브랜드 스펙트럼을 갖춘 편집숍으로 운영을 바꾸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원브랜드숍인 '더페이스샵' 매장을 여러 자사 브랜드로 채운 '네이처컬렉션' 판매 매장으로 전환하고 있다. 기존 더페이스샵 제품을 비롯해 비욘드, 이자녹스, 수려한, 코드글로컬러, 보닌, 케어존, 라끄베르 등 16개의 브랜드 제품이 고루 진열돼 판매된다. 여러 취향을 가진 고객들이 한 곳에서 다양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편의성을 높여 매출을 확대하겠다는 취지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더페이스샵에서 네이처컬렉션으로 매장을 전환하면서 매출이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네이처컬렉션이 지난 2016년 처음으로 점포를 운영하기 시작하면서 매장이 늘어나고 있는 반면, 더페이스샵 점포는 그만큼 매장이 줄어드는 추세다. 더페이스샵의 전체 매장 수는 2016년 1138개에서 2017년 1056개, 2018년 804개로 감소했다. 2년 사이 약 30%의 매장이 줄었다. 반면 네이처컬렉션은 2016년 68개에서 지난해 369개로 대략 5배 정도 매장이 증가했다. 사실상 직영점은 네이처컬렉션으로 대다수가 전환된 상태다.
아모레퍼시픽은 자사 브랜드만 판매했던 '아리따움'에서 타사 제품까지 입점 시켜 판매율을 제고시킨다. 아리따움은 지난해 9월 멀티 매장인 '아리따움 라이브' 강남점을 오픈한 이후 신촌점, 사당점 등 6개의 멀티 매장을 운영 중이다. 아리따움 라이브 매장에는 기존의 자사 브랜드인 아이오페, 라네즈, 마몽드 등의 제품과 함께 제이준, 셀라피, 어뮤즈 등의 타사 브랜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매장 점포에 따라 타사 제품은 50~70여개에 이른다.
최근에는 일반 '아리따움' 매장에서도 타사 제품을 진열해 자사 제품을 고수하던 기조를 크게 변경하는 것으로 보인다. 전체 아리따움 1200여개 매장 중 450개 매장에서 '엘엔피코스메틱' 업체의 화장품 브랜드인 '메디힐', '메이크힐', '아이크라운' 등의 제품이 판매된다.
에이블씨엔씨의 로드숍인 '미샤'도 역시 최근 타사 제품 카테고리를 확충해 200여개 매장에서 판매키로 했다. 이달부터 미샤 매장에서 에이블씨엔씨가 인수한 피지 전문 브랜드 '미팩토리' 제품을 판매한다. 이외에도 자사 브랜드 '어퓨'와 남성 그루밍 브랜드 '갸스비', 클렌징 전문 브랜드 '비페스타' 여성청결제 전문 브랜드 '썸머스이브' 등 4개 다른 회사의 브랜드를 입점시켰다. 에이블씨엔씨 관계자는 "다른 회사의 화장품을 본격적으로 도입한 것은 처음"이라며 "멀티 매장으로 운영하려고 테스트 중이며 실제로 효과가 있으면 본격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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