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검찰이 '환경부 블랙리스트'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 등을 재판에 넘겼다.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민간인 사찰 의혹으로 고발된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박형철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이인걸 전 특감반장은 무혐의 처분했다.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 주진우)는 25일 김 전 장관과 신미숙 전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을 불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김 전 장관과 신 전 비서관은 지난 2017년 12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환경부 공무원에게 이전 정권에서 임명된 산하 공공기관 임원 15명에 대한 사표 제출을 요구토록 하고, 이에 임기가 남아 있던 환경공단 이사장 등 임원 13명이 사표를 제출토록 한 혐의(직권남용)와 지난해 7월 청와대 추천 후보자인 환경공단 상임감사 후보 A씨가 임원추천위원회 서류심사에서 탈락하자, 임추위 면접심사에서 '적격자없음 처리 및 재공모 실시' 의결이 이뤄지도록 조치한 혐의(직권남용 및 업무방해)를 받는다.
또 지난해 8월 탈락한 A씨가 대체 자리로 환경부 산하 공공기관이 지배주주로 있는 유관기관 회사 대표 자리를 희망하자, 위 공공기관 임원들로 하여금 A씨를 회사 대표로 임명토록 한 혐의(직권남용)와 2017년 9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환경부 산하 6개 공공기관·17개 공모직위 관련해 사전에 청와대·장관 추천 후보자에게만 업무보고·면접자료를 제공하고 임추위 당연직 위원인 환경부 실·국장으로 하여금 추천 후보자를 추천 배수에 포함하는 임무를 수행하도록 한 혐의(직권남용 및 업무방해)를 받는다.
김 장관은 지난해 2월부터 3월까지 환경공단 상임감사 B씨가 사표 제출을 거부하자 이를 압박할 목적으로 환경공단에 임원들에 대한 감사자료를 준비토록 하고, B씨에 대해서만 업무추진비 사용내역을 집중적으로 표적감사해 사표를 제출받은 혐의(직권남용 및 강요)와 지난해 7월 A씨의 임추위 서류심사 탈락을 이유로 환경부 운영지원과장 등을 문책성 전보 인사 조치한 혐의(직권남용)도 받는다. 신 전 비서관은 지난해 7월 환경부 운영지원과장에게 '깊은 사죄, 어떠한 책임과 처벌도 감사, 재발 방지'라는 취지의 소명서를 작성하게 한 혐의(강요)가 추가됐다.
검찰은 김 전 장관을 처음 조사한 뒤 지난달 22일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같은 달 26일 "일괄 사직서 청구 및 표적감사 관련 혐의는 최순실 일파의 국정농단과 당시 대통령에 대한 탄핵으로 공공기관에 대한 인사 및 감찰권이 적절하게 행사되지 못해 방만한 운영과 기강 해이가 문제 됐던 사정 등을 고려해 이 부분 혐의는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기각했다.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 등은 지난해 12월 특감반원 출신 김태우 전 검찰 수사관의 폭로로 시작됐다. 김 전 수사관은 특감반 근무 시절 조 수석·박 비서관 등의 지시에 따라 민간인 사찰 첩보를 만들었고 청와대 의사에 따라 환경부 관련 블랙리스트를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자유한국당은 '환경부 블랙리스트' 관련해 김 전 장관 등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특감반의 민간인 사찰 의혹 관련해 조 수석·임 전 실장·박 비서관·이 전 특감반장을 직권남용·직무유기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이 전 특감반장을 비공개 소환해 조사하고 박 비서관에 대해서도 서면조사를 벌였지만, 제기된 의혹 대부분 범죄 혐의가 입증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환경부 블랙리스트 문건 의혹을 받는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이 지난 2일 오전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송파구 동부지방검찰청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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