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어주는기자)일단 결정하고 시작하라, 나중에 완벽해져라
30대 백만장자가 본 세계 부자 500인…"최악은 아무것도 결정 않는 태도"
결단|롭 무어 지음|이진원 옮김|다산북스 펴냄
2019-05-03 06:00:00 2019-05-03 06:00:00
[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21세 사업에서 실패했다. 22세 주의원 선거에서 낙선했다. 24세 다시 사업에서 실패했다. 34세 의회 선거에서 낙선했다. 2년 뒤 같은 선거에서 또 낙선했다. 둘째 아들이 12세 때 숨졌다. 47세 부통령이 되려고 했지만 실패했다.
 
누구의 일대기일까. 52세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링컨이다.
 
범상치 않은 이의 일대기가 또 있다. 
 
8세 때 어머니가 그녀를 버리고 떠났다. 9세 때 강간을 당했다. 14세 때 임신했다. 첫째 아들은 태어난 직후 숨졌다. 이는 최초 흑인 여성 뉴스 앵커가 된 오프라 윈프리다.
 
30대에 백만장자가 된 롭 무어는 이 두 인물에게서 특이한 공통성을 발견했다. 하나는 인생의 바닥까지 추락하는 실패였고, 다른 하나는 인생의 매 순간 마주한 치열한 결정이었다.
 
무어는 최근 펴낸 신간 '결단'에서 "이들 외에 세계 500대 부자의 공통점은 같았다"며 "그들은 '일단 결정하고 시작한다, 나중에 완벽해진다'는 법칙을 일의 방식과 부 축적, 하다 못해 커피 선택까지 모든 삶의 면에 적용했다"고 말한다. 그 법칙을 그는 '결정 근육 단련법'이라고 짧게 요약한다.
 
세계적인 축구선수 리오넬 메시는 동료들에게 허락을 구하고 슛을 쏘지 않는다. 이미 자신이 경험하고 훈련한 '결정 근육'이 정확한 슛 타이밍을 그의 몸 전체에 내재화시켰다. 자동차 경주 선수 루이스 해밀턴이 브레이크를 밟거나, 인권운동가 넬슨 만델라가 누군가를 용서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런 결정의 선택을 내리기까지 그들에게는 수많은 경험, 훈련을 통한 실패가 있었다. 시간이 지나 그것은 '결정 근육'이 되고, 삶의 나침반 역할을 한다.
 
30대에 백만장자가 된 저자의 삶 역시 수많은 결정의 난관 속에서 흘러 왔다. 수많은 나쁜 결정과 실패를 반복하며 그는 '결정 근육'을 키울 수 있었다고 회고한다.
 
부동산 회사 창업했을 때 그가 가진 재산은 달랑 집 한 채였다. 한 차례의 부동산 매각은 이후 20회, 50회, 500회 그 이상으로 이어졌다. 첫 번째 책을 썼을 때 그 책은 잘해봐야 범작 수준이었다. 하지만 끝내 완성한 책 '머니'는 현재 4쇄를 찍었고, 영국 부동산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다. 민망할 정도로 어설펐던 강연 기술은 1200회의 강연을 하면서 다듬해 지고 완벽해졌다.
 
처음부터 완벽하게 시작하는 이는 없다. 저자는 서둘러 결정을 하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말한다. "일단 해봐라. 지금 시작하고 나중에 완벽해져라. 어떤 결정도 최종적이지 않다. 모든 결정은 신속히 바꿀 수 있다. 모든 결정을 목표를 향해 꾸준히 발전할 테스트로 여겨라."
 
저자에 따르면 최악은 아무것도 결정하지 않는 태도다. 그것은 때때로 나쁜 결정보다 더 삶을 좋지 않은 방향으로 이끈다. 좋은 선택도 나쁜 선택도 하지 않는 그 중간 지점을 저자는 '편안한 곳이란 착각에 빠지는 블랙홀'이라 규정한다. 그는 "이런 공간 속에서 당신은 잠시 안도감을 느낄 수 있지만 죄책감과 걱정이 밀려오면서 장시간, 천천히 고통을 경험한다"며 "그것은 마치 가열된 냄비 속에서 천천히 죽어가는 개구리와 같다"고 말한다.
 
그가 분석한 세계 500대 부자 역시 이 지점에 있는 이는 없었다. 이 명단에는 워렌 버핏과 셰릴 샌드버그, 미셸 오바마, 리처드 브랜슨 등 세계 경제를 좌우하는 이들이 속한다. 결과가 좋든, 나쁘든 우선 결정을 내렸고 이후 수정하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역사상 위대한 발명품의 탄생 역시 마찬가지의 경로를 따랐다.
 
코카콜라는 본래 의약품으로 기획된 제품이었다. 포스트잇 노트는 실패한 접착제였고, 페니실린을 만든 곰팡이는 더러운 페트리 접시에서 우연히 배양됐다. 튜닝이 안 된 기타로는 거의 모든 헤비메탈 연주가 가능하다. 그는 "모든 결정을 테스트로 간주하면 참신하면서도 놀라운 결과가 만들어진다"며 "그것은 인간의 삶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얘기한다.
 
저자는 삶의 모든 방식에 결정을 내리면서 '최적'을 찾는다. 수면시간과 커피, 식사 시간, 기분, 컨디션, 업무 등에 가장 적합한 시간을 테스트하면서 가장 생산적이고 효율적인 생체 리듬을 찾는다. 모든 것은 최종적인 것은 아니며 언제든 더 나은 방향으로 이동하는 유연성을 지닌다. 매 순간의 결정을 내리면서 나이키의 슬로건처럼 '그냥 할(Just Do It)' 뿐이다.
 
꾸물거림이나 우유부단에 번번이 지던 이들이라면 이 모든 것이 결국 자신의 심리 보호 기제임을 깨달을 수 있다. 우리 모두는 타인의 시선이 무서워서 혹은 실패에 따른 위기가 두려워서, 선택을 주저한다. 스스로를 완벽주의라 칭하며 결정을 주저해온 이들이라면 자신의 '결정 근육' 수치를 솔직하게 따져 봐야 할 터다.
 
"큰 일 일수록 작게 시작하라. 그래야 지금 시작할 수 있다. 할 일의 크기가 클수록 시작하기 더 힘들다. 그것을 잘게 나눈 뒤 조금씩 해보기 시작하라. 그러면 곧 마라톤을 완주하거나 코끼리를 먹어 치울 수 있다."
 
롭 무어 '결단'. 사진/다산북스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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