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분식회계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증거인멸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 삼성전자 임원 2명에 대해 8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송경호)는 이날 오후 삼성전자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 소속 백모 상무와 보안선진화 TF 소속 서모 상무에 대해 증거인멸·증거인멸교사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사업지원 TF는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후신이며 보안선진화 TF는 삼성그룹 등 계열사 보안을 총괄하는 조직이다.
검찰은 '윗선'인 그룹 차원의 지시 아래 삼성바이오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증거인멸이 있었던 것으로 보고 수사력을 모아왔다. 구체적으로 검찰은 삼성전자 사업지원 TF 지시 아래 삼성바이오의 공용서버 은폐가 벌어졌고 에피스 직원들이 업무용 컴퓨터와 휴대전화 내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뜻하는 'JY'나 '미전실' 등의 단어를 검색해 문제가 될 만한 파일을 삭제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두 상무는 직접 삼성바이오의 공용서버 은폐를 지시하고 에피스 현장을 찾아 직원들의 휴대전화 등을 검사하는 등 조직적인 증거인멸을 지휘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전날 삼성바이오 등이 금융감독원 특별감리가 이뤄진 지난해 5월 전후 회사 서버를 교체한 뒤 이전 서버를 외부로 반출해 보관·훼손한 정황을 잡고 인천 송도의 삼성바이오 공장 등에 검사·수사관 등을 보내 삼성바이오가 공장 바닥 마루를 뜯고 묻는 방식으로 은닉한 서버·노트북 등의 증거 자료를 확보했다.
또 검찰은 이날 삼성바이오 대리 A씨에 대해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회사 보안 실무책임자인 A씨는 삼성바이오 회계 관련 문서와 임직원들의 컴퓨터를 폐기하거나 회사 서버를 뜯어 다른 곳에 숨긴 혐의를 받는다. 최근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지난해부터 따로 보관하고 있던 회사 서버 내 자료 일부를 삭제하는 등 훼손한 혐의도 있다. A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은 8일 진행됐다.
검찰은 실무자급인 A씨가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후신인 삼성전자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 등 '윗선'의 지시를 받고 이런 일을 벌인 것으로 보고 A씨로부터 '윗선'의 면모를 밝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해 중순 회사 공용서버를 떼어내 자택에서 보관한 혐의를 받는 에피스 팀장급 직원인 B씨를 지난 3일 긴급체포한 뒤 돌려보냈고 B씨 자택을 압수수색해 감춰뒀던 공용 서버를 확보했다. 앞서 에피스의 양모 실장(상무급)과 이모 팀장(부장급)은 지난달 29일 증거인멸 및 교사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지난해 7월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앞 모습.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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