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정하 기자] 국내 연구기관은 물론 국제통화기금(IMF) 및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 주요 기관들은 한국 정부가 재정 부양에 더 많은 여력을 쏟아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경기 하강에 따른 리스크가 불거지고 있으나, 상대적으로 재정적 여유가 있다는 점에서 처방책이 필요하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이들 기관들은 16일 정부가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논의한 확장적 재정정책에 대해 대체로 공감의 뜻을 보였다. 심지어 2023년까지 5년간 재정 운용 과정에서 더 강도 높은 확장적 재정 기조를 가져가야 한다는 의견까지 내놨다.
지난 4월 국제기구 IMF는 한국 정부가 재정 부양책을 써야 한다고 강하게 제언한 바 있다.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IMF·세계은행(WB) 춘계회의에서 IMF는 독일, 호주와 함께 한국은 재정 확대를 통해 경기 부양이 가능하지만, 아직 시행하지 않은 국가라고 콕 집어 지목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한국 정부는)연간 재정 흑자를 유지하고 있으나 경기부양을 위해 재정을 십분 활용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OECD도 한국에 확장적 부양책을 주문했다. 빈센트 코엔 OECD 국가분석실장은 이달 초 한국개발연구원(KDI) 초청에 따른 방한에서 "(한국은)내년에도 잠재성장률 수준을 지키지 못할 것"이라며 "정책 효과가 줄어들 것이고 2020년에는 추가적인 경기부양책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국내 기관들도 마찬가지다. 현대경제연구원 등은 현재 국내 경기 상황은 준디플레이션에 직면해 있다며 물가 하락이 소비·투자 부진으로, 다시 저물가로 연결되는 악순환을 방지하기 위해서 재정정책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현 고용지표 등은 정부에서 예상한 것보다도 훨씬 심각하다"며 "성장률 등의 추가 하락을 막기 위해서는 재정 부양책 등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2018~2022년 중기재정지출' 계획에서 2020년 본 예산을 1년 전보다 7.5% 증가한 504조6000억원 규모로 점쳤다. 특히 이날 회의 결과에 따라 사실상 내년도 슈퍼 예산은 기정사실화 될 것으로 보인다.
이정하 기자 lj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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