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성기도 아닌데 목소리가 변했다? 후두암 의심해야
조기발견 시 완치율 90%…흡연율 높은 중장년 남성 취약
2019-05-21 06:00:00 2019-05-21 06:00:00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60대 A씨는 평소와 다르게 목소리가 거칠어졌다는 말을 최근 많이 들었다. 가벼운 염증이겠거니 하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시간이 지나도 나아질 기미가 없어 병원을 찾아 검사를 한 결과 후두암 진단을 받게 됐다.
 
목의 식도와 기도의 입구 부위에 위치한 후두는 숨을 쉬거나 말을 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후두암은 담배나 심한 음주, 공해 물질의 자극, 바이러스 감염 등의 다양한 원인에 의해 암세포로 변성된 상피세포가 증식해 진행되는 암을 일컫는다. 이비인후과 영역에서는 흔한 암 중 하나로 꼽힌다. 
 
암을 비롯해 후두 건강에 악영향을 주는 것은 단연 흡연이다. 실제로 하루에 한 갑 이상 담배를 피우는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후두암 발병률이 10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로 40대에서 60대의 중장년층 남성에게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는 이유 역시 상대적으로 높은 흡연률 탓이다. 하지만 흡연 외에도 다양한 발병원인이 존재하는 만큼 최근에는 여성의 후두암 발생률도 점차 높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목소리가 변하는 시기를 변성기라고 한다. 10대 초반 3개월에서 1년을 기간을 두고 진행되는 변성기는 2차 성징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성인이 된 후에 눈에 띄게 목소리 변화가 느껴진다면 한번쯤 후두암을 의심해 봐야한다. 후두암의 대표적인 증상이 목소리가 변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목소리 변화가 후두암 의심 요인으로 꼽히는 이유는 후두암이 성대에 발생하기 때문이다. 정상적인 성대 표면은 매끄럽고 부드러운데, 후두암이 발생하면 성대의 표면이 거칠어지고 단단해져 목소리가 변하기 시작한다. 또 후두암이 진행되면 이물감이 느껴지거나, 호흡 곤란이 발생하는 등 같은 후두암이라도 병변의 크기와 위치에 따라 증상이 다르다. 비흡연자의 후두암 발병률은 전체 후두암의 5% 미만일 정도로 흡연자의 후두암 발병률이 높기 때문에,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가까운 이비인후과를 방문하여 후두 내시경을 정기적으로 받아보는 것이 좋다.
 
후두암의 치료는 다른 암과 동일하게 외과적 절제술, 방사선, 항암치료를 기본으로 하며 암의 크기와 위치, 전이 여부에 따라서 치료방법을 결정하게 된다. 특히 후두는 말을 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후두암 치료 후엔 어느 정도 발성의 장애가 발생한다. 암을 포함한 주위 조직을 가능한 광범위하게 치료하면 암의 재발 가능성이 낮아지지만 발성의 장애는 더 깊어진다. 
 
때문에 의료진은 적절한 치료 범위를 정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한다. 특히 후두에 인접해 있는 하인두라는 기관에까지 암이 퍼지면 치료 후 음식물 섭취에 어려움 발생해 삶의 질이 급격하게 떨어지기 때문에 더욱 신중하게 치료 범위를 결정한다. 또 진행된 암에 대해서는 재발률을 낮추기 위해 수술, 방사선 및 항암치료를 병행해 치료하기도 한다.
 
오경호 고대 안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후두암은 초기에 발견하면 상처가 남지 않게 입을 통해 레이저로 암을 제거할 수 있으며, 완치율도 90% 정도로 상당히 높기 때문에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라며 "하지만 늦게 발견해 후두 제거가 필요할 경우 목소리를 상실할 수 있고, 완치율도 40% 이하로 급감하기 때문에 발병률이 높은 흡연자들은 주기적으로 후두 내시경을 받아보는 것을 권한다"라고 말했다.
 
이비인후과에서 흔한 암종인 후두암은 성대에 발생해 목소리 변화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사진/고대 안산병원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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