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지난달 3일 상용화한 5세대(5G) 통신에 대부분의 마케팅을 집중하고 있다. 공시지원금을 5G폰에 쏟아붓자 LTE 대비 스마트폰 가격이 저렴해지는 일도 벌어졌다. 멤버십 서비스도 5G 고객을 대상으로 할인 강화 정책을 내놓고 있다. 반대로 롱텀에볼루션(LTE) 고객은 비슷한 요금을 내면서도 받는 혜택이 줄어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각사 공시지원금 현황을 분석한 결과 KT는 갤럭시S10 516기가바이트(GB) 모델에 대해 최대 78만원의 공시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 출고가 145만7500원인 갤럭시S10 5G 모델을 구입하면서 최고가 요금제 슈퍼플랜 프리미엄(월 13만원)에 가입하면 단말기 가격이 67만7500원으로 낮아진다. 반면 LTE최고가 요금제인 데이터온 프리미엄을 사용할 경우 갤럭시S10 516GB 지원금은 16만5000원에 불과하다. 갤럭시S10 LTE 512GB 모델은 출고가가 129만8000원으로 5G 모델보다 15만9500원이 더 저렴함에도 불구하고 단말가격은 45만8000원 더 비싸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SK텔레콤은 5GX 프라임(월 8만9000원) 이상을 선택할 경우 63만원의 공시지원금을 제공한다. LG유플러스도 5G 스페셜(월 8만5000원) 이상 요금제에서 61만5000원의 공시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 반면 LTE모델에 대해서는 SK텔레콤의 최고가 요금제 T플랜 인피니티(월 10만원)에 가입했을 경우 21만원, LG유플러스는 최고가 요금제에서 15만9000원을 지급하고 있다. 때문에 5G를 사용하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공시지원금을 받는 것이 선택약정 할인(매월 통신 요금 25% 할인)을 받는 것보다 유리한 상황이 벌어졌다.
서울 시내 휴대폰 대리점 앞에 한 소비자가 서있다. 사진/뉴시스
멤버십 혜택도 5G에 집중된 양상이다. SK텔레콤은 이달말까지 5GX 고객 대상으로 편의점·외식업체 등 5개 매장에 대해 50% 할인을 제공한다. KT는 5G 고객을 위해 멤버십에 VVIP 등급을 신설하고 무료 혜택을 쏟아냈다. 뚜레쥬르 케이크, CGV 원데이(1Day) 무비패스 등을 무상으로 제공한다.
이동통신 3사는 5G를 시작하면서 마케팅비를 늘리지 않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구조적 안정화 추세를 지속하고, 전년대비 마케팅비용은 늘리지 않겠다는 얘기다. 하지만 5G가 시작되자마자 경쟁적으로 공시지원금 뿐만 아니라 불법보조금을 확대했다. 모든 마케팅이 5G 고객에 집중되면서 다수의 LTE 고객은 소외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통신사 관계자는 "5G 시장을 초기에 잡지 못하면 안된다는 절박감에 5G 위주의 마케팅이 강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앞서 3G에서 LTE 시대로 바뀔때도 벌어졌던 일들이다. 당시 3G 이용자가 전체 이동통신 시장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지만 LTE폰 구입시 보조금을 대폭 늘려주는 리베이트 경쟁이 펼쳐졌었다.
시장에서는 이용자 차별을 줄이기 위해서는 LTE 요금제를 낮추는 한편 분리공시제 등의 도입으로 시장을 투명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김주호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팀장은 "5G 초기시장에서 확인했듯 보조금을 뿌리면서도 이통사들이 이익을 내고 있고, 단말기나 통신비 자체를 낮출 수 있는 점을 확인했다"면서 "사업자와 제조업체 지원금을 분리해 공개하는 '분리공시제' 도입을 통해 이용자 차별 없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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