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설립 30주년을 맞은 전교조의 최우선 과제는 법외노조 철회입니다. 이를 위해 그동안 청와대 민원접수나 여론전 등 비교적 온건한 방법을 택했지만, 이제는 더 기다릴 수 없다고 판단하고 청와대 앞 농성 등 더 강경한 투쟁을 택했습니다.
법외노조는 법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노조로, 단체교섭권을 행사할 수 없습니다. 2013년 박근혜 정부는 전교조가 해고 교사를 가입시켰다는 이유로 법외노조 통보한 바 있습니다. 이후 문재인 정부는 국제노동기구 협약을 비준하는 형태로 전교조 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있습니다. 국회를 통해 법률을 바꿔서 법외노조를 철회하는 겁니다.
이에 반해 전교조는 정부가 법외노조를 즉시 직권취소하고 통보의 근거가 된 시행령을 폐기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국회 입법은 얼마나 걸릴지 기약이 없다는 이유입니다. 이를 위해 전교조는 청와대에 조합원과 시민단체의 탄원서를 제출하는 한편 대국민 여론전을 병행해왔습니다. 탄원은 비교적 순조로웠지만, 여론조성은 과연 성공했는지 논란의 여지가 있어보입니다.
우선 여론전의 핵심이었던 유튜브가 계획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3월부터 지난 25일까지 매주 1편 이상 저명인사가 출연하기로 했지만, 모두 7편 올라왔습니다. 조회수도 가장 많은 게 수천건 정도입니다.
전교조가 최근 실시한 법외노조 여론조사는 양면성이 있습니다. 전교조 법외노조화 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69.3%가 인지한다고 답변했으며, 법외노조화가 재판거래 대상이었다는 점에 대해서도 64.8%가 알고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그리고 재합법화에 대해서도 52.9%가 찬성, 38.9%가 반대한다고 응답했습니다. 다만 이 질문이 단순하게 합법화를 질문했다기보다는, '박근혜 정부'라는 표현을 앞에 붙였기 때문에 정치적 입장에 따른 답변이 나왔을 여지가 있어보입니다.
게다가 내일부터 시작하는 청와대 앞 농성이 여론에 불리하게 돌아갈 가능성도 있습니다. 전교조는 강경 투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입니다.
<전교조 관계자 : "저희가 처음부터 그런 방법(농성)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정부가 어떤 태도 변화도 없기 때문에">
전교조와 정부는 법외노조 철회에 대해서는 입장을 같이 했지만, 방법론에 있어서는 의견이 다릅니다. 어떤 방법이 좋을지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필요가 있어보입니다.
뉴스토마토 신태현입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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