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정부 3년차인 올해 주택 정책의 방향은 투기 수요를 철저히 차단해 서민의 주거 안정성을 강화하는 방식이어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구체적으로 정부가 공공임대주택을 늘려 서민의 주거안정과 복지를 실현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박선호(왼쪽부터) 국토교통부 제1차관, 홍장표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 위원장, 서순탁 서울시립대 총장이 2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국정과제 성과평가 정책세미나 '문재인 정부 주택정책 2년의 성과와 과제'에 참석해 박수를 보내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토교통부와 국토연구원이 2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주최한 '문재인 정부 주택정책 2년의 성과와 과제' 정책 세미나에서 이 같은 제언이 쏟아졌다.
우선 기조 발제를 맡은 서순탁 서울시립대 총장은 "앞으로 3년간 정부의 주택시장과 서민주거 안정을 위한 과제 중 핵심은 주택투기 차단"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서 총장은 "포용적 주거복지 확대를 위해서는 소득·자산·연령·가구·지역 맞춤형 공적주택 104만5000호를 공급해 주거복지 토대를 완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서 총장은 광역급행철도(GTX) 등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도시재생뉴딜 등의 가격불안 요인이 상존하는 탓에 투기 수요가 언제든 되살아 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안정적으로 수도권 2·3기 신도시 주택공급을 추진해야 위해서는 투기수요 억제가 최우선 과제라는 지적이다.
또 역전세나 주거이동 제약에 대비해 임차인의 전세금 반황 보증 가입을 의무화 하는 등 세입자의 주거안정조치도 강화해야 한다고 서 총장은 꼬집었다. 서 총장은 "지난해말 기준 일반가구수의 약 4.8% 수준의 주거급여 수급가구를 6.0%(110만 가구) 수준으로 확대하고, 소득기준도 중위소득 44%에서 50% 수준까지 단계적으로 상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민간임대 거주 수급가구의 주거안정을 위해 기준임대료를 단계적으로 인상해 현재 83% 수준의 민간임대 거주 가구의 실질적 주거지원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서 총장은 2년간 정부의 주택정책에 대해 "주택가격은 서울 중심으로 불안양상을 보이다 지난해 9.13 대책 이후 안정세로 전환했다"고 평가했다. 실제 정부 집계에 따르면 전국 주택매매가격 변동률은 2017년 1.48%에서 2018년 1.10%, 올해 4월에는 누적 기준으로 -0.63%까지 떨어졌다. 서울의 경우 2018년 9월 1.25%에서 12월 0.04%, 올해 4월 -0.18%로 낮아졌다.
서 총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와 비교해도 전국 주택가격은 상대적으로 안정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봤다. 2010년부터 2018년 한국의 실질주택매매가격 변동률은 0.9%로, 같은 기간 캐나다 43.2%, 중국 31.2%, 미국 24.3%, 독일 25.7%, 일본 10.8% 등 OECD 평균 14.4%보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는 자료를 근거로 한 것이다.
세계 주요 도시별로 보면 서울의 주택매매가격변동률은 18.9%로, 런던 39.6%, 베를린 63.1%, 시드니54.8%, 상하이 52.5% 등 보다는 낮았지만 뉴욕 16.2%, 파리 6.3%, 도쿄 4.1%보다는 높았다. 서 총장은 "글로벌 도시의 경우 유동성 확대로 대부분 집값 상승폭이 컸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서 총장은 정부의 주거복지 정책에 따라 임차인의 주거 안정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공공임대주택비율은 지난 2015년 6.4%에서 2017년 7.2%로 OECD 평균수준(8.7%)으로 증가했다"며 "향후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 시 오는 2022년에는 OECD 평균수준을 상회할 것"이라고 말했다.
발표자로 나선 박천규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연구센터장은 "9·13 대책 이후 서울 주택매매 시장은 확장 국면에서 둔화 국면으로 전환됐다"고 진단했다. 또 "올해 하반기 주택시장 역시 하락 안정세를 유지할 것"이라 전망했다.
이상영 명지대 교수는 지역별로 맞춤형 주택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서울의 경우 최근 입주 물량이 적고 기존 재개발·재건축에 따른 멸실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발생하는 단기적 공급 부족 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반대로 지방의 경우 경기 후퇴기 입주 물량이 급증하는 공급 과잉 상태이므로 규제완화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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