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패션업계에 불어 닥친 불황에도 스포츠 키즈 브랜드의 확장세가 두드러진다. 중국의 고령화로 인한 산하 제한 폐지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중화권 시장으로까지 판로를 확대하는 추세다.
'휠라 키즈'의 2019 스프링 뉴 컬렉션 제품 이미지. 사진/휠라코리아
4일 업계에 따르면 스포츠 키즈 브랜드의 성장세가 높아지면서 숍인숍(Shop in shop) 점포에서 단독 매장으로 운영하거나 키즈 브랜드 매출이 늘어나고 있다.
휠라코리아가 전개하는 브랜드 '휠라 키즈'는 올해 1분기 매출이 1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소폭 증가해 10.3%의 비중을 차지했다. 한세엠케이가 운영하는 스포츠 브랜드 'NBA'도 기존에는 성인 매장 내에서 숍인숍 형태로 키즈 제품을 판매했지만, 올해 2월부터는 국내에서 'NBA KIDS'를 단독 매장으로 운영해 현재는 8개 매장을 오픈했다. 에프엔에프의 스포츠 키즈 브랜드 'MLB KIDS' 역시 올해 1분기 매출 신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13% 성장했다.
업계에선 이 같은 키즈 시장의 성장세가 출산율 감소에도 자녀를 귀하게 키우는 '골드 키즈' 문화가 퍼지고 있는데다, 가족끼리 옷을 맞춰 입는 '시밀러 룩'이 확산되면서 제품 구매가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아울러 편안한 옷을 추구하는 애슬레저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스포츠 제품에 대한 선호가 높아진 것도 매출 증가에 기여한다. 휠라코리아 관계자는 "부모와 아이가 비슷하게 옷을 입는 시밀러룩이 유행하면서 스포츠 키즈 매출이나 점포가 증가 추세"라며 "일부 제품의 경우 성인 제품을 본 따서 키즈 상품으로 제작되기도 한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중국에서 최근 고령화에 대한 우려로 산아 규제 정책 폐기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호재가 부각된다. 실제로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 2017년 중국 유아동복 시장 규모는 30조7000억원으로 전년비 14.3% 성장했다. 앞서 2016년 중국이 '1가구 1자녀' 정책을 폐기하면서부터 유아동복 시장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더욱이 중국 내 매출액 기준 상위 10개의 유아동복 브랜드 시장 점유율은 11.3%에 불과해 신규 진입업체의 진출이 상대적으로 쉬운 것도 이점으로 꼽힌다.
이 같은 중국 유아동복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따라 국내 업체들도 중화권 진출에 나서고 있다. 한세엠케이는 중국법인인 상해상무유한공사를 설립해 지난 2017년 'NBA KIDS'를 중국에서 론칭했다. 현재는 27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NBA KIDS 등의 매출을 포함한 중국법인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210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5% 증가했다.
에프엔에프의 'MLB'도 지난 2017년 홍콩법인을 시작으로 2019년 중국시장에 진출해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홍콩법인에선 중국인 관광객과 현지인을 대상으로 현재 홍콩 5호점, 마카오 2호점, 대만 3호점까지 오픈을 완료했다. 지난해 중국, 홍콩 등 해외 매장에서 발생한 에프엔에프의 매출은 96억원으로 전년 6억6000만원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했다. 휠라코리아도 중국 현지 업체인 안타스포츠와 설립한 합작법인 '풀 프로스펙트'에서 휠라키즈 및 휠라 상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업계에선 중국을 비롯한 국내외에서 스포츠 키즈 제품의 매출 성장이 확대되는 만큼 많은 기업들의 선제적인 투자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산아 제한 정책이 폐기될 수 있는데다 중국의 가처분소득 증가에 따라 유아동복 구매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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