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최근 분유통에 녹가루가 발생했다는 의혹 제기에 우유업계가 안전성 확보에 나섰다. 업계는 다시 상승세를 보이는 분유 수출에 당장 영향은 없을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정부의 용기포장 개선 권고에 따라 소비자 우려 해소를 위한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방침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달 말 한국유가공협회를 중심으로 분유의 용기포장과 소비자 정보 제공에 대한 구체적인 개선 방법과 적용 시기 등을 논의해 가능한 부분부터 현장에 적용하도록 요청했다.
앞서 지난달 초 분유 제품에서 녹가루가 발견됐다는 내용의 소비자 제보가 언론에 보도됐다. 해당 제품의 제조업체로 지목된 남양유업은 곧바로 자사 SNS에 "녹슨 캔 생산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라고 반박하면서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분유에 사용되는 캔 용기 재질은 철에 주석을 도금한 것으로 주석 도금이 온전히 유지되면 이론상 부식은 발생하기 어렵다. 남양유업은 식약처 점검에서 문제가 없다는 확인을 받았다. 다만 식약처 조사 결과 제조 기술상 압력 또는 굴곡 등으로 도금이 약해질 수 있는 부분이 있고, 이러한 부위가 수분에 지속해서 노출되면 부식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식약처가 전문 분석기관을 통해 진행한 항온항습시험(25도, 상대습도 60%, 안전 캡 없는 조건)에서는 수분에 직접 노출돼도 일주일까지 녹이 발생하지 않았지만, 수분무시험(35도, 상대습도 90% 안전 캡 없는 조건)에서는 며칠이 지나면 녹이 관찰됐다. 이에 식약처는 업계에 소비자 주의 환기를 위한 표시·홍보 강화를 권고하고, 소비자 사용 중 불편이 없도록 용기포장 개선을 검토하라고 당부했다.
녹가루 논란에 휘말린 남양유업은 업계 최초로 이달부터 분유통의 안전 캡을 투명하게 개선하기로 했다. 이는 수유 기간 중 외부에서 들어간 이물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소비자의 의견을 반영한 것이다. 남양유업은 수유와 보관 방법에 대한 영상물을 제작하는 등 안전성에 관한 캠페인도 진행할 방침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분유통이 녹스는 것은 관리의 문제"라면서 "제조상으로는 자주 발생하지 않는 문제이지만, 식약처의 권고가 있는 만큼 만약의 문제를 대비하기 위해 용기 개선 검토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국내에서의 이슈가 수출에 바로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라면서도 "하지만 수출용 제품에도 캔 용기를 사용하므로 개선에 대한 검토는 필요해 보인다"라고 말했다.
한편 관세청 수출입 통계를 보면 올해 1분기 조제분유 수출액은 1967만3000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유 수출액은 지난 2016년 1억2149만5000달러에서 중국의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방어 체계) 보복으로 2017년 7772만2000달러로 급감했다. 이후 지난해에는 9919만8000달러를 기록해 회복세로 돌아섰다.
반면 국내 분유 시장은 출산율 감소의 영향으로 점차 줄고 있다.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분유의 소매점 매출은 342억5200만원으로 4.0%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투명한 안전 캡을 적용한 남양유업 분유 제품 이미지. 사진/남양유업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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