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노조 분쟁 "주택 경기 탓"
불황에 일감 다툼 심해져…분양·투자 축소 "상황 더 나빠질 것"
2019-06-06 12:06:05 2019-06-06 12:11:04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타워크레인 노조 파업은 일시 중단 됐지만 분쟁의 불씨는 여전하다. 아파트 건설 현장의 일감을 둘러싸고 노조간 이권 다툼과 사측에 대한 산발적 일자리 농성은 계속되고 있다. 건설업계는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등 건설노조 입김이 세진 경향도 있지만 주택경기가 급속도로 위축된 것을 근본 원인으로 꼽는다. 결국 불황이 가속화되면서 노사 갈등도 커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소형 타워크레인 규제를 골자로 정부와 양대 노총 간 잠정 합의를 통해 파업은 멈췄다. 하지만 아파트 등 건축 현장의 일감 다툼은 여전히 빈번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표적으로 지난달 서울 강남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촉발된 양대 노총간 다툼도 채 풀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비노조 고용 현장에 대한 노조의 업무방해 행위는 각지에서 일반화되고 있다.
 
타워크레인 노동조합이 지난 4일 경기 수원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시위를 벌이는 모습. 사진/뉴시스
 
건설업체 관계자는 “노조가 현장 주변에 진을 치고 작업을 하지 못하도록 뭐든 꼬투리를 잡는다라며 경찰도 개입하기 꺼려해 노조 힘이 커진 게 느껴진다라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아파트 분양이 줄면서 일감이 없다 보니 분쟁이 잦아진 것이라며 지금 진행하는 물량도 지난해 밀린 것들이 대부분이고 갈수록 상황은 나빠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건설 외감기업 매출액 증가율은 지난해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총자산 증가율도 감소전환했다. 분양경기와 맥을 같이 하는 건설투자는 기록적인 감소세를 지속 중이다. 지난해 2분기에 14분기 만에 감소전환해 올 1분기까지 하락세가 이어졌다. 최근 감소폭은 1990년대 말 외환위기 수준이다. 불가피하게 건설업 취업자 수도 증가세가 둔화되다가 올해 감소전환했다.
 
현장의 노조 점거 등 타격은 전문건설업체 등 중소, 중견 하도급이 떠안는다. 타워크레인을 직접 고용하는 주체도 원청보다 하도급이다. 노조는 원청이 나서라고 하지만 개입할 시 하도급법에 저촉되는 구조다. 하도급 업체 관계자는 가뜩이나 일감이 줄어드는데 파업 등으로 공사가 멈추면 타격이 크다라며 뾰족한 방법이 없다라고 토로했다.
 
입주 일자는 정해져 있는데 공기를 맞추지 못하면 공사 간접비가 늘어난다. 불법 점거 등으로 인한 손해는 보전받을 길이 없다. 업체 관계자는 구상권을 청구해야 하는데 피해추산도 쉽지 않고 노조와 충돌은 피하는 게 상책이라고 말했다.
 
현행 노조법과 판례 등에 따르면 점거나 파업 등은 부수적 쟁의행위로 간주돼 위법성을 입증하기가 쉽지 않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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