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최근 외식 시장에서 흑당 음료, 샌드위치 등의 메뉴가 인기를 끌면서 해당 브랜드의 가맹 사업 진출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기존 브랜드도 관련 메뉴를 내놓으면서 위축된 시장에 활기를 주고 있다.
하지만 반대로 신규 브랜드가 난립하면서 과거 스몰비어, 치즈등갈비, 대왕카스테라 등의 사례처럼 급속한 사업 위축으로 가맹점주가 피해를 볼 것이란 우려와 함께 이를 방지하기 위해 가맹본부의 역량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가 도입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0일 공정거래위원회와 서울시 등에 따르면 지난 3월부터 이달까지 흑화당, 타이거슈가 등 흑당 음료 브랜드 2개, 대만샌드위치티앙웨이, 홍베이팡, 풍성호 등 샌드위치 브랜드 3개가 가맹 사업 운영을 위해 정보공개서를 제출했다. 이들 브랜드가 판매하는 흑당 음료와 샌드위치는 최근 외식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어 다른 프랜차이즈 매장에서도 비슷한 메뉴가 잇달아 출시되고 있다.
외식업계는 이러한 추세에 따라 유사 브랜드가 난립해 결과적으로 가맹점주에게 피해가 될 것을 경계하고 있다. 앞서 지난 2014년 상반기에는 가격 부담 없이 맥주와 안주를 즐길 수 있는 스몰비어 브랜드가, 그해 하반기에는 등갈비에 녹은 치즈를 말아먹는 치즈등갈비 브랜드가 대거 가맹 사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비슷한 브랜드명과 콘셉트로 원조 논란을 빚었고, 이후 유행에 민감한 외식 시장의 변화를 따라잡지 못해 현재는 사업이 위축된 상태다.
또 2016년 외식 시장에서 주목받았던 대왕카스테라 역시 한 음식 프로그램에서 재료 문제를 거론하기 전 이미 여러 브랜드가 치열한 경쟁을 벌인 바 있다. 대왕카스테라로 대표되는 대만식 카스테라는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에서 사업 실패에 관한 소재가 되기도 했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관계자는 "최근에는 생과일주스, 빙수 등 특정 브랜드가 별도로 메뉴를 개발해 트렌드를 창출했는데, 아류 브랜드가 연이어 등장하면서 시장 파이의 한계를 초과해 오히려 아이디어를 만든 원조에 타격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소비자에게 확실하게 검증을 받고, 가맹점주에게 투자 실패를 감당하지 않게 안전 창업을 담보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한상호 영산대 호텔관광학부 교수는 지난 8일 열린 '2019 한국프랜차이즈경영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우리나라는 생계형 창업의 비중이 높고, 사업 기간이 짧은 외식업 가맹본부가 75%에 육박한다"라며 "신생 가맹본부가 최소한도의 역량을 갖추고 가맹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직영점 또는 그에 준하는 운영 경력을 의무적으로 갖추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8일 세종대에서 '2019 한국프랜차이즈경영학회 춘계학술대회'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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