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수입 맥주의 열풍이 계속해서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 제조업체는 내수에서 부진한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수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주류는 이달 대만의 편의점 시장 1위 브랜드인 세븐일레븐 약 5000개 점포에 '피츠'를 입점했다. 지난해 3월부터 수출된 '피츠'는 현재 현지 대형마트, 할인점, 편의점 등 전국 약 6000개 점포에서 판매되고 있다.
특히 롯데주류는 대만 프로야구 구단 라미고 몽키즈와 공식 스폰서 계약을 맺고, 지난달 23일 수출 전용 제품 '피츠x라미고 패키지'를 출시했다. 이번 패키지의 '피츠' 355㎖ 캔 제품에는 라미고 구단의 유니폼 디자인을 그대로 적용했다.
롯데주류는 대만에서 야구가 '국가대표 스포츠'로 불릴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는 것에 착안해 현지 시장을 더 적극적으로 공략하기 위해 지난해 리그 우승팀인 라미고와 스폰서 계약을 체결했다. 제품 출시와 함께 홈 구장 내 '피츠' 전용 펍을 운영하는 등 관중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도 진행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4월 말 미국에서만 판매되는 전략 수출 상품으로 '하이트 66종 스페셜 에디션'을 선보였다. 이번 제품은 '그리운 한국, Miss Korea'란 주제로 교민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해 명소, 음식, 문화재 등 3가지 분야의 총 66가지 특색 있는 일러스트 디자인을 표현한 것이 특징이다.
또 하이트진로는 미국 메이저리그 개막에 맞춰 LA 다저스 공식 맥주인 '2019 하이트 다저스 스페셜 캔'도 출시했다. 이 제품은 메이저리그 시즌 동안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 내 매점과 한인 마트, 아시안 계열 마트를 중심으로 판매된다.
GS리테일은 국내 수제 맥주업체가 생산한 '백록담'을 대만에 수출하기 위해 선적한 상태다. '백록담'은 제주 특산물인 한라봉을 함유하고, 시트러스 향이 나는 밀맥주 제품이다. 이에 앞서 현지 세븐일레븐에서 4월 말 출시된 '광화문'은 수출 물량 3만8400캔이 2주 만에 모두 판매되는 성과를 거뒀다.
이에 대해 GS리테일 관계자는 "우수한 상품을 보유하고 있는데도 규모나 공급 물량이 적어 수출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 협력업체를 위한 지원 활동을 하고 있다"라며 "이번에 수출한 수제 맥주는 현지 직소싱 과정 중 박람회에 참여해 역으로 수출이 성사된 사례"라고 설명했다.
기존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전환하는 내용을 포함한 주세법 개정에 대한 기대감으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국내 수제업계에서는 앞으로 직접 수출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수제 맥주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제품을 수출할 단계는 아니지만, 투자 확대로 생산이 늘면 수출 여력도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와 관련해 한스 그라이너 독일 칼스브로이 아시아 세일즈 디렉터는 "글로벌 크래프트 맥주 시장은 매년 성장하고 있고, 독특한 스타일로 여겨졌던 IPA도 벌써 주류에 속할 만큼 속도가 빠르다"라며 "이러한 흐름은 대기업이 아니라 작은 로컬 양조장이 주도한다"라고 말했다.
대만 세븐일레븐에서 직원이 고객에게 국내 수제 맥주 '광화문'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GS리테일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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