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반도체 소재 규제에 국내업계 '예의주시'
생산차질·공급지연 우려…전경련 논평 "깊은 아쉬움"
2019-07-02 06:00:00 2019-07-02 06:00:00
[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일본 정부가 반도체 핵심 소재의 한국 수출 규제를 시행한 가운데 국내 업계는 향후 여파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1일 스마트폰 및 TV에 사용되는 반도체 제조 과정에 필요한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리지스트 △에칭 가스 등 3개 품목의 한국 수출 규제를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일본 업체들은 이들 품목의 한국 수출 절차를 간소화하는 우대 조치를 받았지만 앞으로는 일본 정부의 승인절차를 거쳐야 한다.
 
업계는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사태의 흐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정부의 발표는 3가지 핵심 품목에 대해 한국 수출 심사를 까다롭게 하겠다는 의미”라면서 “당장은 아니더라도 사태가 장기화되면 생산에 대한 차질 우려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개별 기업 입장에서 구체적인 의견 표명은 어렵지만 적기에 공급받지 못할 가능성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일본 정부가 반도체 핵심 소재의 한국 수출 규제를 발표하면서 업계도 향후 흐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반도체 공장 모습. 사진/뉴시스
 
전국경제인연합회도 이날 ‘일본 수출 규제에 대한 논평’을 내놨다. 전경련은 “일본 정부가 한국의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 등에 필요한 핵심 부품에 대해 수출 규제를 시행하기로 한 것에 깊은 아쉬움을 표한다”면서 “양국 경제계는 1965년 국교수립 이후 경제 분야만큼은 ‘미래 지향적 실용주의’에 입각해 교류확대를 지속해왔지만 이번 조치로 양국간의 협력적 경제관계가 훼손될 수 있음을 우려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일본 정부의 규제 방침을 두고 오히려 국내 업체의 수혜 가능성을 전망하는 의견도 제시됐다. 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제조사와 소재 업계는 일본 수입 심사 기간을 견딜 수 있는 재고를 보유했다”면서 “현재 반도체, 디스플레이는 공급과잉 국면이며, 국내 제조사가 과잉 재고를 해소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도 “플루오린 폴리이미드와 리지스트는 일본 기업의 시장 점유율이 90% 이상, 에칭가스는 70% 이상”이라면서도 “사안이 장기화되면 국내는 물론 일본 업체의 피해도 발생하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은 일본의 위협을 계기로 국내 업체의 체력을 높여줄 방안을 실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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