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미-북미 판문점 회동에 대해 "남북에 이어 북미도 문서상의 서명은 아니지만, 사실상의 행동으로 적대관계 종식과 새로운 평화 시대의 본격적인 시작을 선언했다"고 밝혔다. 정치적으로 '종전선언'에 준하는 평가를 내논 셈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열어 이같이 말하고 "앞으로 이어질 북미대화에 있어 늘 그 사실을 상기하고, 그 의미를 되새기면서 대화의 토대로 삼아나간다면 반드시 훌륭한 결실이 맺어질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비무장지대(DMZ) 내 오울렛 초소를 방문한 사실을 언급하며 "한미 양국의 대통령이 함께 DMZ를 방문한 것은 사상 최초"라면서 "양국 대통령이 군복이나 방탄복이 아닌 양복과 넥타이 차림으로 최전방 GP를 방문한 것도 사상 최초"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군사분계선으로부터 불과 40Km 거리의 서울과 수도권에 대한민국 인구의 절반이 거주하고 있으며, 서울에만 10만명 이상의 미국인이 상시적으로 거주하고 있다는 상황을 설명했다"면서 "아울러 눈앞에 빤히 보이는 개성공단이 남북 경제와 우리의 안보에 가져다주었던 긍정적인 효과에 대해서도 설명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고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그 모든 일들은 정상들 간의 신뢰뿐 아니라 판문점 일대 공동경비구역이 비무장화되는 등 남북 간의 군사적 긴장이 크게 완화되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면서 "남북관계 개선과 북미 대화의 진전이 서로 선순환 관계에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계를 감동시킨 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동은 트럼프 대통령의 SNS를 통한 파격적인 제안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과감한 호응으로 이루어졌다"면서 "그 파격적인 제안과 과감한 호응은 상식을 뛰어넘는 놀라운 상상력의 산물"이라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그 상상력이 역사를 진전시킬 힘을 만들어 냈다"면서 "중대한 국면의 해결을 위해서는 상식을 뛰어넘는 상상력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또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실로 어려운 역사적 과제의 해결을 위해서도 끊임없는 상상력의 발동이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 대통령은 "나도 포함되지만 우리 정치에 있어서도 부족한 것이 상상력이라고 생각한다"며 "과거의 정치문법과 정책을 과감히 뛰어넘는 풍부한 상상력의 정치를 기대해본다"고 여야 정치권에 호소했다. 정부 각 부처에도 "우리 경제와 민생의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선의를 가지고 열심히 하는 것을 넘어서서 과감한 정책적 상상력을 좀 더 풍부하게 발휘해달라"고 당부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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