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등용 기자] 경기도 남부와 북부지역 간 복지 수준 편차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민들의 실질적인 삶 수준 뿐 아니라 복지 시설 수에 있어서도 남·북부 지역 간 차이가 있어 이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경기복지재단이 4일 발표한 ‘경기도 북부지역 사회보장 현황과 과제’를 보면 2018년 기준 북부지역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률은 2.9%로 남부지역 2.0%보다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이는 북부지역에 그만큼 생활 수준이 어려운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저 수급률은 용인시로 1.0%였고, 가장 높은 곳인 연천군과 약 5.8배 차이를 보였다.
하지만 북부지역의 낮은 재정자립도를 본다면 이는 또 다른 재정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경기도 평균 재정 자립도가 78.8%인 반면 고양시(64.4%), 남양주시(60.6%), 파주시(63.0%), 양주시(67.5%) 등 북부지역 대부분이 60%대 재정 자립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의정부시는 재정 자립도 58.3%로 북부 지역 중 가장 낮았는데, 사회복지예산 비중은 42.9%로 가장 높아 불안한 재정 상태를 드러냈다.
김희연 경기복지재단 정책연구실장은 “연천군, 가평군, 동두천시는 수급률이 높아 1인당 사회복지 예산은 많지만 재정 자립도는 북부와 경기도 내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라 재정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북부 지역의 열악한 복지 현황은 빈곤율에서도 나타나는 부분이다. 북부 지역 빈곤율은 17.7%로 남부 지역 15.2%보다 높았다. 특히 북부 지역은 10개 시군 사이에서도 그 차이가 17.9%p~20.7%p에 달해 지역별로 높은 편차를 보였다.
사회복지시설 현황에서도 북부 지역은 남부 지역에 한참 못 미치는 상황이다. 종합사회복지관, 노인복지관, 장애인복지관 수에서 남부 지역은 135곳에 달했지만 북부 지역은 39곳에 그쳤다. 약 3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설 한 곳 당 인구 수도 북부 지역이 남부 지역에 비해 1.3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 시장이나 대형 마트, 복지시설, 관공서, 대중교통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인프라 접근성에 있어서도 북부 지역은 남부 지역에 비해 낮았다.
경기도 관계자는 “북부 지역이 일상 생활 인프라에 접근성이 낮은 것은 넓은 면적에 비해 인구가 적기 때문”이라면서 “보건·복지 인프라는 시군 개별 설치가 어렵기 때문에 포괄적인 지원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10개 시군의 사회보장 상황을 면밀히 분석해 각 시군의 상황을 반영한 중장기 발전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우선 북부 지역 사회 보장을 책임지는 행정체계가 과 단위로 축소돼 있는 만큼 이를 보완할 다른 체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임원선 신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공공성을 가진 기관이나 민간의 대표성을 지닌 기관을 통해 사회 보장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복지와 보건 서비스에 대한 도민들의 높은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관련 시설을 확충하는 것도 필요한 부분이다. 전문가들은 시설 유형이나 기능에 따라 광역으로 설치가 가능한 경우 공동형으로 설치하거나 도 단위 시설을 설치할 것을 제안했다.
경기복지재단 관계자는 “시설에 대한 컨설팅과 인력에 대한 교육 서비스 제공을 통해 복지 서비스의 질 제고에 노력할 것”이라며 “시설의 복지 서비스 표준화 등을 통한 질 제고가 가능하도록 사회서비스원 북부 분원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제10차 복지정책커뮤니티'가 4일 경기도청 북부청사에서 열렸다. 사진/정등용 기자
정등용 기자 dyzpow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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