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제74주년 광복절에 내놓은 메시지 '평화경제를 통한 극일과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 만들기'에 대한 여야 반응은 극명하게 갈렸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논평에서 "진정한 광복의 의미를 일깨우고, 한반도 평화와 번영의 미래를 구체적으로 그려냈다"면서 "일본의 경제보복과 안보를 위협하는 요인들을 도약의 발판으로 일거에 전환하고 이를 현실화할 수 있는 역량을 구체적으로 드러내는 대통령으로서의 비전과 리더십이 돋보이는 경축사"라고 극찬했다.
정의당 오현주 대변인도 "문 대통령이 제시한 책임 경제강국, 평화교량 국가, 평화경제의 비전은 국민에게 희망을 주기에 충분했다"면서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는 자강의 길을 모색하면서도 동아시아 연대의 시선을 놓치지 않은 힘있는 경축사"라고 호평했다.
민주평화당 박주현 수석대변인은 "평화경제를 이야기한 것은 남북이 힘을 합해 일본을 극복하자는 큰 방향을 제시한 것이라는 점에서 공감한다"면서도 구체적인 비전의 부재를 아쉬워했다.
반면 자유한국당 전희경 대변인은 "아무나 흔드는 대한민국이 된 오늘, 결국 말의 성찬으로 끝난 허무한 광복절 경축사"라고 혹평했고, 바른미래당의 이종철 대변인 역시 "대통령은 오늘도 '한반도 동화'를 창작하고 있는 것 같다"며 "대통령의 상상력만 돋보이고, 대통령의 환상만 아름답게 느껴질 뿐"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이날 일본 도쿄에서는 '2차 세계대전 종전기념일'(패전일) 행사전몰자 추도식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올해 즉위한 나루히토 일왕은 "지난 전쟁에서 둘도 없는 목숨을 잃은 많은 사람들과 그 유족을 생각하면 깊은 슬픔을 새롭게 느낀다"면서 "'깊은 반성' 위에 서서 다시는 전쟁의 참회가 반복되지 않도록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반면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반성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고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평화와 번영은 전몰자 여러분의 고귀한 희생위에 세워진 것"이라며 "역사의 교훈을 깊이 가슴에 새기고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 힘써 가겠다"고 말했다.
또한 아베 총리는 이날 일제 침략전쟁의 상징인 '야스쿠니 신사'에 직접 참배는 하지 않았지만, 개인 명의로 공물을 보냈다. 이는 지난 2012년 12월 2차 집권 후 7년 연속이다. 아울러 일본 극우성향 의원들 50여명도 이날 야스쿠니 신사를 집단 참배했다.
이에 정부는 외교부 대변인 논평을 통해 "일본 정부와 의회의 책임 있는 지도자들이 일본의 과거 식민침탈과 침략전쟁을 미화하고 전쟁범죄자를 합사한 야스쿠니 신사에 또다시 공물료를 봉납하고 참배한 데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면서 "정부는 일본의 정치지도자들이 과거사에 대한 겸허한 성찰과 반성을 실제 행동으로 보여줄 것을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러한 자세가 바탕이 될 때 한일관계가 미래지향적으로 발전하고, 나아가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등 여야 대표들이 15일 오전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열린 제74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해 문재인 대통령의 경축사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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