볕드는 화장품 로드숍…자구 노력 성과
오프라인 매장 축소, 유통망 다변화…"하반기 구조조정 지속"
2019-08-19 15:13:30 2019-08-19 15:13:30
[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1세대 화장품 로드숍들의 활로를 찾기 위한 노력이 성과로 가시화되고 있다. 판매 부진을 겪는 오프라인 매장을 철수하고, 홈쇼핑 등으로 유통망을 확장해 수익성이 개선되면서다. 하반기에는 절감된 비용을 바탕으로 신제품 개발에 투자를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명동에 위치한 뷰티 로드숍 매장 모습. 사진/뉴시스
 
19일 업계에 따르면 업황 부진을 지속해왔던 화장품 로드숍의 수익성 개선이 추세적으로 나타난다.
 
1분기까지만 해도 부진의 골이 깊었던 로드숍들은 유통망 구조 조정을 통해 부진을 털어내고 있다. 클리오는 최근 자사 계열 브랜드 '페리페라' 등의 제품이 판매되는 오프라인 매장 '클럽클리오'의 점포를 축소하면서 흑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120개에 달하던 매장을 현재 100여개로 줄인 결과 올 2분기 영업이익은 50억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했다.
 
클리오는 올 하반기에도 실적 개선 동력을 이어가기 위해 구조조정을 지속한다. 올 연말까지 85개로 매장을 축소하는 동시에 홈쇼핑과 면세점 등으로 채널 입점을 확장한다. 또 상반기 출시한 '광채쿠션'에 이어 가을·겨울용 신제품을 추가로 출시해 성장세를 잇겠다는 방침이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메이크업 브랜드 '에스쁘아'도 오프라인 직영 매장을 조정하고, H&B스토어 등으로 유통망을 확장하면서 2분기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섰다. 5년 전 25개에 달했던 직영 매장은 올해 기준 14개로 감소했다. 대신 에스쁘아는 350여개에 달하는 H&B스토어에 입점을 확대하고, 올리브영 등에 단독 상품을 출시하면서 상황을 반전시켰다. 하반기에는 국내 및 태국 H&B스토어 등에 입점을 늘리는 등 채널 조정을 가속화한다. 에스쁘아 관계자는 "기존 오프라인 매장 확대 없이 H&B스토어 입점을 확대할 예정"이라며 "올리브영과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이블씨엔씨는 타 브랜드 제품을 함께 판매하는 멀티숍 '눙크' 론칭과 더불어, 해외사업 유통망 개선 등으로 1분기까지 적자였던 영업이익이 2분기 흑자로 바뀌었다. 에이블씨엔씨는 자사 브랜드만 판매하던 과거 미샤 매장을 '눙크'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올 하반기에는 20호점까지 눙크를 개점할 방침이다. 또한 홈쇼핑과 면세점에서 인정받은 프리미엄 브랜드 'TR'의 두 번째 시즌 제품과 미샤, 어퓨의 가을·겨울용 신제품 출시로 판매량을 늘린다.
 
토니모리는 해외시장 및 면세점 유통망 확장 등으로 실적 개선의 전기를 마련했다. 토니모리의 2분기 영업이익은 13억원으로 집계돼 직전 분기 및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했다. 지난해 11월 론칭한 메이크업 브랜드 '컨시크''올데이핏 아이라이너'10만개 판매하는 등 안정적으로 시장에 안착했다. 더마 브랜드 '닥터오킴스'는 하반기 H&B채널 진출을 앞두고 있어 실적 개선에 기여할 전망이다. 또 앞서 천안물류센터를 지난 7월 매각하고 '세일즈앤리스백'으로 자산을 효율화시켜 해외 시장 개척에 투자 재원으로 사용한다. 토니모리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해외시장 공략을 지속하고, 온라인 전용 브랜드를 채널과 연계 개발해 부진을 극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1세대 로드숍이 유통망 조정으로 효율화한 자산을 신규 제품 출시에 투자하면서 하반기에도 실적 개선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홈쇼핑, 면세점, 온라인 등 각 채널별 맞춤형 전략이 강화될 전망이다. 아울러 일본의 불매운동에 따른 국산 제품 대체 사용 증가, 중국 광군제 등이 실적 향상 모멘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업계에선 온라인 채널에서 중소 브랜드의 신규 진입과 중국의 로컬 브랜드의 성장이 빠른 만큼,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주문도 나온다. 한 뷰티업계 관계자는 "로드숍이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하려면 색조, 헤어 케어, 바디 케어 등 카테고리를 늘리고 제품력을 높여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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