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카카오 클레이튼와 네이버 링크체인, 두나무의 루니버스 등 블록체인 플랫폼들이 암호화폐 서비스 지원에 나섰다. 자체 발행하는 암호화폐를 위한 지갑을 출시하고, 서비스 파트너사들의 상장을 위해 거래소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암호화폐 서비스를 지원하면서 플랫폼을 확대하고 관련 생태계를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카카오가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의 암호화폐 지갑 탑재를 예고하면서 그 파급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하반기 중으로 카카오톡 내에 암호화폐 지갑 '클립'을 정식으로 탑재할 예정으로, 블록체인 기술 계열사 그라운드X가 직접 개발에 나섰다. 지난 12일 카카오톡 더보기 탭에 클립을 추가하고 티징 페이지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클립은 이용자 정보와 디지털 자산을 관리하는 디지털 지갑으로, 별도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는 과정 없이 카카오톡 안에서 접속할 수 있다. 그라운드X가 발행하는 암호화폐 '클레이' 외에도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 기반의 다른 암호화폐들도 보관할 수 있도록 지원할 전망이다.
그라운드X는 암호화폐 지갑을 개발하기 위해 여러 지갑 개발사들과 협력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재선 그라운드X 대표는 지난달 열린 클레이튼 메인넷 론칭 이벤트에서 "클레이튼과 호환 가능한 암호화폐 지갑을 서비스하기 위해 여러 지갑업체들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카카오톡에 암호화폐 지갑을 탑재하기로 하면서 그라운드X가 자체 개발을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톡에 탑재하는 클립은 그라운드X가 개발했지만, 비트베리 등 클레이튼을 지원하는 지갑업체들과도 계속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 블록체인 자회사 그라운드X가 지난달 9일 서울 청담동 송은아트스페이스에서 '클레이튼 메인넷 론칭 이벤트'를 개최했다. 사진/카카오
카카오는 4400만명 이상의 이용자를 보유한 카카오톡에 클립을 서비스하면서 클레이튼 생태계를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더구나 삼성전자가 자사 스마트폰에 탑재한 '삼성 블록체인 키스토어'에 클레이튼을 추가하면서 카카오의 행보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키스토어에서 이더리움 기반의 암호화폐만을 지원했지만, 최근 비트코인과 함께 클레이튼을 지원 대상에 추가했다.
향후 클립은 암호화폐 외에도 NFT(대체불가토큰) 등의 디지털 자산 거래와 보관 기능을 추가한다. 또 카카오톡 이용자들이 클립 내에서 클레이튼 기반의 서비스를 발견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비앱(BApp, 블록체인 애플리케이션)들을 리스팅해 보여주는 기능도 선보인다. 이를 통해 금융과 콘텐츠, 게임 분야의 클레이튼 서비스들을 이용자들이 좀 더 쉽게 이용하도록 할 계획이다.
네이버도 일본 자회사 라인의 블록체인 플랫폼 링크체인을 지원하는 암호화폐 지갑 '링크미'를 출시한다. 현재 링크미 베타 서비스를 진행 중이고, 오는 10월 정식 서비스 출시를 앞뒀다. 링크미는 라인과 아이콘재단이 함께 설립한 조인트벤처 언체인에서 개발했다. 앞서 이홍규 언체인 대표는 블록체인 개발 컨퍼런스에서 간편 로그인과 커스터디 기능을 탑재한 링크미 출시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자체 암호화폐인 링크 생태계 확장을 언급하면서 "그동안 링크는 이용자들의 플랫폼 기여도에 따른 리워드 개념이 컸다"며 "향후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접목한 토큰 이코노미를 적극적으로 구현할 것"이라고 했다. 링크를 관리하는 전용 암호화폐 지갑을 통해 디파이(DeFi, 탈중앙화 금융시스템)를 위한 환경을 조성하고, 라인 서비스와도 접목한다는 계획이다.
서비스형 블록체인 플랫폼 루니버스를 운영하는 두나무 자회사 람다256 역시 지난 8일 열린 '루니버스 파트너스 데이'에서 암호화폐 관련한 신규 서비스를 공개했다. 루니버스 상에서 파트너사들이 암호화폐 서비스를 보다 용이하게 제공해 플랫폼 생태계를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람다256은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의 에어드랍을 돕는 '드랍(Drops)', 루니버스 기반 암호화폐 관리와 전송을 위한 '볼트(Vault)' 등의 기능을 루니버스에 추가했다.
코인원과 협력해 암호화폐 생태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거래소 상장도 지원한다. 람다256과 코인원은 루니버스 네트워크를 연동하기 위한 기술적 협력을 마친 상태다. 이날 코인원은 공정하고 투명한 상장을 위해 프로젝트 심사 기준을 공개했다. △비즈니스 모델의 지속 가능성 △지배구조의 투명도 △토큰 분배 계획 △프로젝트의 비전과 가치 △시장 규모 △실제 사용성 △프로젝트팀 구성 △로드맵 달성률 △시장성 총 9개 항목이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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