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5일 한국과 메콩 국가의 관계를 '사람 중심의 평화와 번영의 한-메콩 동반자 관계'로 발전시켜 나가는 '한-메콩 비전'을 선포했다.
한국 대통령 최초로 라오스를 국빈 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비엔티안시 메콩강변에서 분냥 보라치트 대통령과 함께 기념식수 행사를 하고 "한국은 메콩 국가들과 함께 번영하길 바란다"며 "'한강의 기적'이 '메콩강의 기적'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발전 경험을 공유하는 번영 △메콩강 자연을 보호하는 지속가능한 번영 △지역 인프라 구축 등을 통한 동아시아 평화와 상생번영이라는 3가지 공동번영 방안을 제안했다.
'어머니 강'이라는 뜻을 지닌 메콩강은 중국과 미얀마, 라오스, 태국, 캄보디아, 베트남 등 6개국을 지나는 국제하천으로 총 길이가 약 4909㎞에 이른다. 이중 라오스는 가장 긴 구간으로 1835㎞가 통과한다. 그 풍부한 수자원을 이용한 수력발전으로 주변국에 전력을 수출, '동남아의 배터리'로도 불린다.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메콩강 개발 및 한·메콩 협력의 핵심국가다.
문 대통령은 분냥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는 내년 재수교 25주년을 맞는 양국이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협력을 발전시켜온 것을 평가하고, 양국관계 발전 방안, 한-아세안 및 한-메콩 협력, 한반도 정세 등에 대해 논의했다. 특히 양 정상은 양국 대표 협력 사업인 △농촌공동체 개발사업 △메콩강변 종합관리사업의 라오스 내 확대 시행을 환영하고, 라오스 국민들의 삶의 질 향상과 경제발전을 위해 앞으로도 함께 노력해 가기로 했다.
회담 종료 후 양 정상은 한국이 2020~2023년간 5억달러 규모를 라오스에 지원하는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기본약정을 비롯해 △농업협력 △ICT협력 △스타트업 및 혁신 관련 양해각서(MOU) 체결식에 임석했다. 문 대통령은 분냥 대통령이 주최하는 국빈만찬을 마지막으로 5박6일간의 태국·미얀마·라오스 순방을 마무리하고 6일 오전 귀국길에 오른다.
문 대통령은 이번 순방으로 임기 내 아세안 10개국 모두를 방문한 첫 대한민국 대통령이 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우리가 아세안과 인도 등 신남방 지역을 얼마나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방증하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 "아세안 10개국 순방의 가장 큰 성과는 우리 신남방정책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를 견인하고 협력 의지를 확인하였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인구 20억명에 달하는 신남방 지역은 거대 경제규모를 가지고 있고 매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면서 "최근 미중 갈등 및 일본 수출규제 등으로 글로벌 밸류체인이 재편되고 있는 상황에서 글로벌 생산기지로서 역할만이 아니라 소비시장 및 직접투자 시장으로서 아세안 및 인도의 전략적 의미는 더 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세안 10개국 순방 완료를 통해 신남방 외교를 4강 수준으로 올리기 위한 확고한 기반을 마련했다"며 "올해 11월25~27일 부산에서 개최되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한-메콩 정상회의'는 한-아세안 관계를 획기적으로 발전시키는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라오스를 국빈 방문중이 문재인 대통령이 5일 라오스 대통령궁에서 분냥 보라치트 대통령과 '한-라오스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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