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종, '강경화와 말다툼' 논란에 "의욕 앞서다보니 마음의 여유 없었다"
2019-09-18 16:24:40 2019-09-18 16:24:40
[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18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의 갈등설'에 대해 "외교안보라인 간 이견에 대한 우려들이 있는데, 제 덕이 부족했던 것 같다"고 반성의 뜻을 밝혔다.
 
김 차장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소용돌이치는 국제정세에서 최선의 정책을 수립하려고 의욕이 앞서다 보니 마음의 여유가 없었던 것 같다"면서 "앞으로 제 자신을 더욱 낮추고 열심히 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출처/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트위터 캡쳐
 
앞서 두 사람의 갈등설은 지난 1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를 통해 알려졌다. 강 장관은 "지난 4월 김 차장과 다툰 적이 있느냐"는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의 질문에 "부인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외교가에 따르면 지난 4월 문재인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 당시 외교부가 작성한 문서에 불만을 가진 김 차장이 담당 직원을 질책했고, 강 장관은 "우리 직원에게 소리치지 말라"고 제지했다. 이에 김 차장이 "It‘s my style(이게 내 방식)"이라고 목소리를 높이자, 두 사람은 한동안 영어로 설전을 벌였다는 후문이다.
 
논란이 커지자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17일 기자들과 만나 "(언론의) 확대해석"이라며 "일을 하다 보면 조금씩 이견이 있을 수 있으나 서로 의견이 달라 같이 일할 수 없는 상황은 전혀 아니다"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일단 김 차장이 몸을 낮춘 모양새를 취했지만, 청와대와 외교부의 갈등이 근본적으로 봉합된 것은 아니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청와대는 외교부의 각종 의전실수와 기밀유출 사건 등으로 불만이 누적돼 있고, 외교부도 청와대가 각종 외교안보 이슈를 주도하면서 소외감과 불만을 느꼈다는 이야기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 일본의 주간지 '현대 비즈니스'는 17일 익명의 외교 관계자를 인용해 청와대가 외교부의 의견은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외교안보 정책을 이끌어간다고 보도했다. 익명의 관계자는 "외교부는 청와대로부터 내려오는 지령을 묵묵히 실행하고 있을 뿐"이라며 "청와대에 외교정책을 건의하기도 하지만 채용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청와대로부터 있어서는 안 될 지령이 내려오는 일도 적지 않다"고 주장했다.
강경화(오른쪽) 외교부장관과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현 청와대 안보실 2차장)이 지난해 12월12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02차 대외경제장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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