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문 대통령, 황교안 삭발에 '염려와 걱정 메시지' 전달"
2019-09-16 18:41:10 2019-09-16 18:41:10
[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청와대는 16일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조국 법무부장관 파면을 요구하며 청와대 앞에서 삭발을 한 것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이 '염려와 걱정의 말씀'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고민정 대변인은 이날 오후 황 대표의 삭발 직후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하고 "문 대통령은 수석보좌관회의가 끝나자마자 강기정 정무수석을 불러 황 대표 삭발과 관련해 염려와 걱정의 말씀을 전달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강 수석은 곧바로 황 대표의 비서실장인 김도읍 의원에게 연락해 "국회에서 직접 황 대표를 뵙고 문 대통령의 뜻을 전달하겠다"고 말했지만, 김 의원은 이를 거부했다. 다시 강 수석이 "그럼 청와대 분수대에서 만나뵙겠다"고 하자 재차 거부했지만, 삭발 직전 황 대표 측이 수용해 문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6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조국 법무부장관 사퇴를 촉구하며 삭발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고 대변인은 "(문 대통령의) 삭발재고를 요청 드린다는 의견도 전달드렸다"면서 "여기에 대해 황 대표는 '조국 장관을 파면해야 한다'고 말했고, 강 수석은 '잘 전달하겠다'라고만 대답하고 헤어졌다"고 설명했다.
 
고 대변인은 문 대통령의 구체적인 메시지를 밝히진 않았다. 또 '황 대표의 삭발 이유가 조 장관 임명강행 때문인데 거기에 대한 문 대통령이나 청와대의 입장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질문에는 "따로 거기에 대한 (대통령) 말씀은 없었다"고 말을 아꼈다.
 
다만 "지금 현재 산적한 민생현안이 무척이나 많다"며 "이런 것들을 그냥 두는 것이 아니라 대화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서로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고 대변인은 북한이 이날 오후 외무성 미국담당국장 명의로 "우리의 제도 안전을 불안하게 하고 발전을 방해하는 위협과 장애물들이 깨끗하고 의심할 여지 없이 제거될 때에라야 비핵화 논의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것에 대해 "청와대의 구체적 입장을 말씀드리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수보회의에서 북미대화의 적극 지원의사를 밝히며 "정부는 그 역할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해 한반도 평화 정착과 평화경제로 공동 번영의 미래를 당당하게 열어가겠다"고 강조한 것에 대해 "우리 역할은 그때그때 다르다"면서 "3차 북미회담이 잘 되도록 촉진하는 역할을 해야 하고, 그게 뭐가 될진 가시적으로 나오기 전에는 예상해 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이 지난 2월28일 서울 여의도 국회를 방문해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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