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보름' 조국, 검찰 개혁 행보 가속
일선직원 의견 청취하며 개혁 명분쌓기…향후 인사도 주목
2019-09-22 09:00:00 2019-09-22 09:00:00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이 23일 취임 보름을 맞는다. 지난 9일 취임사에서 강조한 것처럼 단시간 내 검찰 개혁을 단행하기 위한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조 장관은 검찰 개혁을 위해 내부 구성원 의견을 청취하는 첫 일정으로 지난 20일 의정부지검을 방문했다. 조 장관은 이날 2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직원들의 고충을 듣고, 검사들과 대화하면서 수사권 조정안, 형사부 업무 경감, 인사제도 등에 관한 다양한 의견을 들었다. 
 
조 장관은 검사들과의 대화 전 "검찰 개혁을 위해서는 누구보다도 일선 현장에서 묵묵히 일하시는 검사분들과 지검분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조 장관은 의정부지검을 시작으로 각 검찰청을 방문해 검사, 직원의 의견을 듣고, 제도에 반영할 방침이다.
 
구성원 의견 청취는 조 장관이 법무부 검찰국과 장관 직속 기구인 검찰개혁추진지원단에 지시한 내용이기도 하다. 법무부는 지난 17일 조 장관의 지시에 지원단을 발족했다. 지원단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와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 입법 지원 등 검찰 개혁을 위한 활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지원단 단장에는 황의석 법무부 인권국장이, 부단장에는 이종근 인천지검 2차장이 임명됐다. 법무부는 23일 지원단에서 활동할 지방 검찰청 소속 형사부·공판부 검사 2명에 대해 인사 발령을 낼 것으로 알려졌다. 지원단은 단장과 부단장을 포함해 인권정책과장, 검사 2명, 사무관 2명 등 총 10여명으로 구성된다.
 
조 장관은 전임 박상기 장관 때부터 추진됐던 법무부의 탈검찰화도 확대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조 장관은 지난 18일 더불어민주당과 함께 진행한 '사법개혁 및 법무개혁을 위한 당정협의'에서 검찰국장과 기획조정실장을 비검사로 보임하는 방안을 지원단 과제로 제시했다. 검찰국장은 검찰 인사와 조직 등을, 기획조정실장은 검찰 예산과 정책을 각각 담당하는 보직으로 그동안 검사가 맡아 왔다. 
 
앞서 조 장관은 9일 취임사에서 "제가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된 것은 오랫동안 미완의 과제로 남아 있던 법무·검찰 개혁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생각한다"며 "법무·검찰 개혁은 제가 학자로서, 지식인으로서 평생을 소망해 왔던 일이고, 민정수석으로 성심을 다해 추진해 왔던 과제이자 이 시대가 요구하는 사명"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조 장관의 발빠른 행보에도 불구하고 사퇴 목소리는 점차 거세지는 분위기다. 조 장관의 임명을 철회해 달라는 시국선언에 참여한 대학교수가 벌써 3400명을 넘어섰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18일 조 장관 일가에 제기된 의혹의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해당 요구서에는 한국당 의원 110명 전원과 바른미래당 의원 24명 중 대부분이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연대, 나라지킴이고교연합 등 보수 단체는 19일 조 장관의 직무를 정지해 달라는 내용의 가처분 신청서를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이들 단체는 신청서 제출 전 기자회견에서 "검찰의 엄중한 수사를 받아야 하는 대상이자 그러한 가족을 둔 조 장관을 검찰 행정부 수장으로 임명한 것은 수사와 재판의 공정성을 극단적으로 침해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이 20일 오후 경기 의정부지검에서 열린 '검사와의 대화'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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