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열병 걸린 돼지 대신 닭고기…가격 인상 전이
돼지열병 발병 후 일주일간 닭고기 소비량 108% 증가
2019-09-25 15:37:37 2019-09-25 17:30:28
[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김포와 인천 강화 등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진 판정 지역이 늘어나면서 돼지고기 대체재인 닭고기 소비가 늘어나고 있다. 닭고기 수요 증가에 따라 대형마트 등에서 육계 가격 인상이 도미노로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25일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최근 10일간 닭고기 가격은 상승 곡선을 그린다. 이날 기준 5~6호 냉장 닭고기 1당 시세는 3100원으로 돼지열병이 발병하기 전인 16일 닭고깃값 2767원보다 12% 증가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서 공개하는 유통가격동향 자료에서도 프랜차이즈, 대형마트, 대리점 등에 납품하는 육계 도매가격은 2593원으로, 지난 16일 대비 약 120원 상승했다.
 
이 같은 육계 가격 상승은 돼지열병이 확산됨에 따라 닭고기 소비가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베이코리아에 따르면 돼지열병이 처음으로 발병한 17일 이후 일주일간 닭고기 소비량을 조사한 결과, 전주(910~16) 대비 큰 폭으로 소비량이 늘었다. G마켓에선 지난 17일부터 23일까지 일주일간 닭고기 판매량이 지난주 대비 108% 상승했다. 같은 기간 옥션에서는 전주보다 116% 증가했다. 지난해 동기간 닭고기 소비량을 비교해도 최근 한주 동안 G마켓과 옥션에서 닭고기 판매 신장률은 각각 86%, 61%를 기록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진 판정을 받은 인천 강화군 송해면 소재 돼지 농장으로 들어가는 길목에서 방역 관계자가 출입을 통제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물론 대형마트 및 치킨업체는 하림, 마니커 등 도매업체와 닭고기 수급 계약을 통상 연단위로 하기 때문에 즉각적으로 변동된 시세가 반영되지는 않는다. 다만 일정 기간 납품 계약을 맺더라도, 인상 압박 요인이 생길 경우 협의를 거쳐 가격 인상을 단행하는 만큼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돼지열병 발병으로 돼지고기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소비가 이전되면 치킨 및 닭고기 가격 인상을 막지 못할 것으로 내다본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도매가 시세가 오르다가 한계를 버티지 못할 때 닭고기 입찰 업체에서 원가 인상 요청이 오고, 협의에 따라 가격이 결정 된다"라며 "구제역과 같이 특정 이슈가 발생하면 닭고기든 수입육이든 가격 인상이 전이되는 양상을 보인다"라고 말했다.
 
육계생산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닭고기 가격이 하락하는 추세였다가 최근 닭고기 수요가 많아지면서 가격이 올라가고 있다"라며 "프랜차이즈 등 납품받는 업체들은 여러 닭고기 공급 업체로부터 분산해서 납품받고 계약 주기를 다르게 설정함에  따라 가격 인상폭이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김포 등 한강 이남에서 돼지열병 확진 판정이 나오고, 인천 강화에서 또다시 의심 신고가 접수되자 돼지고기 가격은 상승세로 전환했다. 24일 기준 돼지고기 15374원 전일 대비 345원 올랐다. 정부가 가축 및 차량의 이동을 제한하는 이동제한명령 적용 범위를 전국으로 늘려 경매 중단이 이어지면 돼지고기 가격 상승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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