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3일 검찰에 출석했다. 지난 8월27일 대대적인 압수색으로 조 장관 일가에 대한 강제수사가 시작된 지 40여일 만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고형곤)는 이날 오전 9시쯤부터 정 교수를 불러 조사하고 있다. 정 교수는 자녀 입시에 활용한 동양대 총장 표창장 위조 혐의 외에도 조 장관 일가가 운영하는 사학법인 웅동학원, 펀드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 등 의혹에도 연루돼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6일 정 교수를 딸의 입시와 관련한 사문서위조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당시 검찰은 정 교수가 성명불상자 등과 공모해 동양대 총장 명의로 기재된 표창장 문안을 만들고, 딸의 이름 옆에 총장 직인을 임의로 날인한 혐의가 있다고 적시했다. 하지만 이후 조사 과정에서 검찰은 정 교수가 보유하던 동양대 총장 상장을 스캔한 후 오려내 다른 파일로 위조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 검찰은 공소장 변경을 신청할 예정이다.
검찰은 기소한 사문서위조 외에도 위조사문서행사, 공무집행방해, 업무방해 등 정 교수에 대해 별개의 혐의도 수사 중이다. 또 증권사 직원 김모씨에게 하드디스크 교체를 지시한 것과 관련해서도 구체적 진술과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교수는 검찰 수사가 진행되자 김씨에게 하드디스크 교체를 부탁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정 교수는 증거물 조작을 막기 위해 원본을 보존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검찰은 증거인멸 시도 흔적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교수에 대해 여러 의혹이 제기된 만큼 검찰은 이날 강도 높은 조사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우에 따라 정 교수를 다시 불러 조사할 수 있을 것으로도 보인다. 검찰은 정 교수에 대한 조사를 마친 이후에는 구속영장 청구 등 신병을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애초 검찰은 정 교수를 공개 소환하겠다는 의견을 밝혔지만, 소환 방식에 대한 여러 상황을 고려해 이날 비공개 소환했다. 검찰 관계자는 "정 교수가 공보준칙상 공개 대상이 아닌 점, 기자단의 입장, 건강 상태에 관한 주장과 염려 제기, 국민적 관심, 알권리 등을 고려했다"며 "통상의 방식으로 1층을 통한 출입의 경우 불상사의 염려가 있고, 신속하고 정확한 수사에 방해가 된다"고 말했다. 정 교수 측과 소환 일정을 공휴일로 정한 것도 이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3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모습.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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