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글로벌 온라인결제 서비스 기업 페이팔이 페이스북의 암호화폐 프로젝트 '리브라(Libra)' 사업에서 철수할 것으로 보인다. 경제매체 CNBC는 지난 4일(현지시간) 페이팔이 리브라를 운영하는 리브라협회에서 탈퇴한다고 보도했다. 페이팔도 이날 리브라협회에 더 이상 참가하지 않고 기존 사업들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공식화했다. 페이팔 측은 "리브라 협회에 더 이상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당분간 금융 서비스를 민주화하는 자사의 기존 임무와 사업상 우선순위에 집중하겠다"고 발표했다.
페이팔은 리브라의 미션을 지지하고 향후에도 페이스북과 협력 방안을 계속 논의하겠다고 했지만, 사실상 리브라 사업에서 철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매체는 "페이팔의 공식적인 리브라 탈퇴는 리브라협회가 흔들리는 신호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블룸버그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들도 비자와 마스터카드 등 리브라협회에 참여한 기업들이 리브라 사업 추진 여부를 재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들 기업은 리브라 프로젝트에 대한 각국 정부와 규제기관들의 반발로 인해 사업 참여를 망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스북이 최근 빠른 시일 내 리브라 회의를 열고 그간의 성과를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한편, 페이스북은 5일 공식 트위터를 통해 "빠른 시일 내에 리브라 회의를 열고 프로젝트와 관련된 최신 성과를 공유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페이스북은 "리브라는 기존의 결제 시스템이 가진 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프로젝트"라며 "이런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변화를 추구하는 일은 어려운 과정"이라고 했다. 이어 "리브라에 참여하는 기업들도 스스로 사업의 위험성과 그 가치에 대해 파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팀 쿡 애플 CEO "암호화폐 발행 계획없어"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애플의 암호화폐 발행 가능성을 일축했다. 4일 비즈니스 인사이더 등 외신에 따르면, 쿡 CEO는 프랑스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페이스북의 리브라와 같은 암호화폐 발행을 검토하고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암호화폐는 나의 관심사가 아니다. 화폐는 국가의 통제 아래 있어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인터뷰를 통해 "개별 기업이 통화를 발행해서 권력을 가지려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도 밝혔다.
애플은 지난 2014년 애플페이를 출시한 데 이어, 최근 애플카드를 선보이며 금융 결제시장에 진출했다. 지난달에는 제니퍼 베일리 애플페이 부사장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암호화폐는 잠재력 있는 영역"이라며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이에 업계는 애플이 암호화폐 시장에도 진출할지를 두고 높은 관심을 보여왔다. 하지만 쿡 CEO가 암호화폐 발행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애플의 암호화폐 발행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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