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자신의 동생이 연루된 웅동학원 채용 비리에 대해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면서도 교사 채용 시험 문제를 출제하는 과정에 일부 관여한 사실은 인정했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조 전 장관은 이날 한 언론과 주고받은 메시지를 통해 "저와 제 처는 교사 채용 비리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고, 당연히 관여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향후 형사 절차에서 다 깔끔히 밝혀질 사안"이라고 말했다.
다만 웅동학원 시험 문제에 대해서는 "웅동학원 측에서 출제 의뢰가 들어오면 관련 전공 교수에게 의뢰해 시험 문제를 보내줬다"며 "(기간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출제료는 웅동학원 측이 출제 교수에게 직접 지급했다"고 설명했다.
사의를 표명한 조국 법무부 장관이 지난 14일 오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내 법무부를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고형곤)는 현재 웅동학원 사무국장인 조 전 장관의 동생 조모씨의 채용 비리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지난 15일에는 조씨의 공범 박모씨와 조모씨를 배임수재,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했다.
이들은 웅동학원 교사 지원자로부터 채용을 대가로 받은 돈을 사무국장 조씨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는 채용 비리 2건에 모두 관여해 총 2억1000만원을, 조씨는 1건에 관여해 8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필기시험 문제지 등을 유출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지난 2016년과 2017년 웅동중학교 사회 교사 모집 당시 채용 요강에 시험 출제 기관이 동양대로 기재된 사실을 파악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동양대에는 조 전 장관의 부인 정경심 교수가 근무 중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고형곤)는 웅동학원 사무국장인 조 전 장관의 동생 조모씨의 채용 비리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사진은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모습. 사진/뉴시스
동양대 측은 이날 "당시 동양대 산학협력단에 웅동중학교 교사 채용과 관련된 시험문제 출제 의뢰가 들어오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이 문제가 전국적인 이슈로 부각됨에 따라 해당 시기에 접수된 공문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사무국장 조씨가 이들의 범행을 주도한 것으로 보고, 조씨에 대해 한 차례 기각된 구속영장을 다시 청구하기 위해 보강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조씨는 웅동학원 채용 비리와 관련한 혐의 외에 허위 소송 혐의도 받고 있다.
웅동학원 허위 소송과 채용 비리 의혹을 받고 있는 조국 법무부 장관의 동생 조모씨의 영장심사가 예정된 지난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취재진이 대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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