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북한이 불과 이틀 사이 3차례에 걸쳐 고위급을 내세워 입장을 밝히며 미국의 '대북 적대시정책 철회' 결단을 압박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곧 보자(See you soon)"라며 연내 3차 북미 정상회담을 희망했지만, 북한은 미국의 외교정책 대전환이 먼저라는 입장이다.
출처/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위터 캡쳐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 북측 수석대표인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는 19일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질의응답을 통해 "미국이 대조선(대북) 적대시 정책을 철회할 결단을 내리지 않는 한 조미(북미)대화는 언제 가도 열리기 힘들게 되어있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스웨덴을 통해 12월 중에 다시 만나자'는 의사를 전달한 것을 확인하고 "지금 조미사이에 협상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은 연락통로나 그 누구의 중재가 없어서가 아니다"라며 "미국은 더 이상 3국을 내세우면서 조미대화에 관심이 있는듯이 냄새를 피우지 말아야 한다"고 일침했다.
김 대사의 이번 발언은 최근 김계관 외무성 고문과 김영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장 등의 '선 적대정책 철회, 후 대화재개' 주장과 궤를 같이한다. 북미 실무협상 수석대표가 직접 나서 발언자의 격은 높였지만, 공식 논평이 아닌 기자와의 '질의응답' 형식으로 발언 수위는 다소 조정했다.
앞서 김계관 고문은 전날 오후 담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메시지를 언급하고 "미국이 진정으로 우리와의 대화의 끈을 놓고 싶지 않다면 우리를 적으로 보는 적대시정책부터 철회할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발표된 김영철 위원장의 담화는 한미 연합공중훈련 연기 결정을 '생색내기'로 일축하며 "대조선적대시정책을 철회하기 전에는 비핵화협상에 대하여 꿈도 꾸지 말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북미 실무협상 북측 수석대표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가 지난 10월5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의 북한 대사관 앞에서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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