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올라 주목을 받았던 이른바 '곰탕집 성추행' 사건의 피고인에게 결국 유죄가 확정됐다. 대법원은 피해자의 진술이 일관되므로 피고인에게 강제추행의 고의가 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2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12일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 강의 수강 40시간, 사회봉사 160시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 제한 3년을 명령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피해자 등의 진술은 그 진술 내용의 주요한 부분이 일관되고, 경험칙에 비춰 비합리적이거나 진술 자체로 모순되는 부분이 없다"며 "또 허위로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만한 동기나 이유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이상 그 진술의 신빙성을 특별한 이유 없이 함부로 배척해서는 안 된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손으로 피해자를 만져 강제추행했다는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 판단에 법리오해, 심리미진, 자유심증주의 한계 일탈 등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인터넷 카페 '당신의 가족과 당신의 삶을 지키기 위하여'(당당위) 회원들이 지난해 10월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혜화역 인근에서 '부산지법 동부지원의 곰탕집 성추행 유죄 판결 비판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A씨는 지난 2017년 11월 대전의 한 곰탕집에서 모임을 한 후 일행을 배웅하던 중 옆에 있던 여성 B씨의 신체 특정 부위를 움켜잡은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B씨의 진술이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해 A씨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 강의 수강 40시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 제한 3년을 명령했다.
A씨가 법정 구속된 다음 날 A씨의 부인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제 남편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란 글을 게시했고, 이후 30만명 이상이 청원에 동의하는 등 관심을 모았다. 청원과 함께 이 사건의 1심 판결문과 사건 당시 장면이 담긴 CCTV 영상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후 A씨는 구속 38일 만에 보석으로 풀려나 불구속 상태에서 항소심 재판을 받았다. A씨는 "협소한 공간으로 피해자와 접촉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추행의 고의에 대한 합리적 의심이 없는 증명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2심도 A씨의 혐의를 유죄로 판결했다. 다만 A씨가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고, 추행의 정도가 무겁지 않다고 판단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으로 감형했다.
남성과 함께하는 페미니즘(남함페) 회원들이 지난해 10월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혜화역 인근에서 '부산지법 동부지원의 곰탕집 성추행 유죄 판결 비판 집회(당당위 집회)는 2차 가해 규탄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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