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문희상안에 대한 오해 안타까워…일본 사과 전제한 것"
"일본 사죄, 정상간 합의에 담겨야…국내법에 명문화할 수 없어"
2019-12-22 16:25:29 2019-12-22 16:25:29
[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희상 국회의장은 22일 일본 강제징용 피해자 문제 해법으로 자신이 대표발의한 소위 '문희상안'에 대해 "'일본의 진정한 사과'를 전제로 한 법"이라며 "발의단계로서 완성이 아니라 시작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문 의장은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 등에 '한일관계 해법을 위한 입법제안에 대한 소회'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법제화하는 지난한 과정과 그 배경, 선의를 오해하고 곡해하는 부분에 대해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사)일제강제동원희생자유가족협동조합 이주성 이사장 등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장 비서실장실에서 문희상 국회의장에게 일제강제동원 피해자 1만명 연대서명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앞서 문 의장은 지난 18일 '기억·화해·미래재단법안'과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 등 소위 '문희상안'을 대표 발의했다.
 
문희상안은 한·일 양국 기업의 자발적인 기부금 '1+1'에 양국 국민(α)의 성금을 더해 '기억·화해·미래재단'을 세우고,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위자료를 지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일부 시민단체 등에서는 일본 정부에 면죄부를 주고, 피해자들의 입장과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방안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그렇지만 문 의장은 "일본의 사과가 빠졌다는 지적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일본의 사죄는 정치적인 것으로 정상간 합의와 선언에 담겨야 하는 것이지, 한국의 국내법에 명문화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을 재확인하는 한일 정상 간 사과와 그에 따른 용서가 없으면 이 법도 존재의미가 없고 진행되지도 못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24일 중국에서 열리는) 한일 정상회담에서 합의가 나올지, 합의가 나온다면 어떤 내용인지에 따라 이 법안의 추진 동력이 결정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문 의장은 일부 원칙론만 앞세우는 시민단체에 대한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피해자들의 입장과 의견을 반영하지 않았다는 주장은 반은 맞고 반은 그렇지 않다"면서 "법안 발의 전에 여러 피해자 및 지원단체 관계자들을 만나 의견을 들었다. 법안발의에 반대하는 의견도 있었지만, 적극 지지하며 법안 제출을 서둘러 달라는 목소리도 많았다"고 강변했다.
 
특히 "39개 강제징용 피해자 단체가 법안을 적극 지지하는 청원서를 내기도 했다"며 "이분들은 '우리가 진짜 피해자이고 유족들인데 왜 지원단체와 시민단체에서 우리의 권리를 막느냐"고 주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 의장은 "서로 원칙과 감정만 내세운다면 외교나 정치나 돌이킬 수 없는 종착점에 도달할 것"이라면서 24일 한일 정상회담에서 대화와 화해협력의 물꼬를 트고, 빠른 시일 안에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총리가 '신 21세기 한일 파트너십 선언'을 이뤄내길 희망했다.
 
그러면서 △1965년 한일청구권 협정과 1998년 김대중-오부치 선언 재확인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한국배제와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 조치 원상복구 △양국 간 강제징용 피해자 문제 등의 현안문제를 입법을 통해 해법을 찾는다는 '문재인-아베 선언' 등을 언급했다.
근로정신대와 함께하는 시민모임·광주시민단체협의회 등 44개 단체가 19일 오후 광주 서구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지원 내용을 담은 '문희상 국회의장 안'의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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