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올해 마지막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한 문재인 대통령은 30일 "검찰개혁의 제도화가 결실을 볼 마지막 단계에 도달했고, 우리 사회 전반의 불공정을 다시 바라보고 의지를 가다듬는 계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적지 않은 갈등과 혼란을 겪었지만, 국민의 절절한 요구가 검찰 개혁과 공정의 가치를 한 단계 높이며 앞으로 나아가게 한 원동력이 됐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등 검찰 개혁안에 대한 국회 표결 처리가 이날 오후에 예정된 가운데 나온 발언으로 조국 전 법무부장관 사태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안팎으로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꿋꿋이 이겨내며 희망의 싹을 틔운 보람 있는 한 해였다"면서 "올해보다 더 나은 내년을 기약할 수 있는 것은 모두 국민의 노력·헌신 덕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본의 부당한 수출규제로 어려운 상황이 올 수 있었지만 국민 응원이 오히려 전화위복 계기가 됐다"며 "핵심 소재·부품·장비 국산화와 산업 육성 등 아무도 흔들 수 없는 강한 경제 주춧돌을 놓는 기회로 삼을 수 있었다"고 했다.
또 "저와 정부는 국민 뜻을 무겁게 받아들이며 한해를 결산하고 더욱 겸손한 자세로 국정에 임하겠다"며 "오늘 내가 남긴 이 발자국이 역사가 된다는 소명 의식으로 최선을 다해 국민과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국회를 향해선 "20대 국회 내내 정쟁으로 치달았고 마지막까지 부끄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이미 역대 최저의 법안 처리율로 식물국회라는 오명을 얻었고 동물국회를 막기 위해 도입된 국회 선진화법까지 무력화되는 볼썽사나운 모습이 재현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산 부수법안이 예산안과 함께 처리되지 못하는 유례없는 일이 벌어지더니 올해 안에 통과되지 못하면 국민에게 직접 피해를 주는 일몰법안마저 기약 없이 처리가 미뤄지고 있다"며 "국회에 간곡히 요청드린다. 이제 볼모로 잡은 민생·경제법안을 놓아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