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보는 총선 맞수)대전 서구을, '여권 수성' 박범계 vs '야권 탈환' 양홍규 맞대결
'법조인 출신' 공통점에 민심잡기 경쟁 치열…실리 투표 지역으로 인물 중심 선거 예상
2020-01-05 12:00:00 2020-01-05 12:00:00
[뉴스토마토 조현정 기자] 내년 4·15 총선에서 대전 서구을 지역구에서는 3선에 도전하는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과 대전 정무부시장을 지낸 자유한국당 양홍규 당협위원장의 맞대결이 예상된다.
 
서구을은 박 의원의 3선 수성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두 사람 모두 경선 없는 공천이 유력한 상황이다. 민주당은 현역 의원의 경우 무조건 경선 원칙을 정했지만 당 내에서는 박 의원의 경쟁자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인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는 이들은 지역 내 각종 행사장에 참석하며 민심 잡기에 몰두하고 있다. 특히 이 곳은 '여권의 수성이냐', '야권의 탈환이냐'가 관건이다. 그만큼 여야는 내년 총선 승리를 벼르고 있다. 여당 입장에선 반드시 지켜야 하는 지역이고 야당은 이번에는 양상이 다를 것이라며 화력을 모으고 있어 치열한 선거전이 예상된다.
 
이 지역은 정부 대전청사와 대전시청, 법원, 검찰청 등 각종 관공서가 몰려 있는 대전 행정의 중심지다. 유력 정치인들의 정치력 시험대로 자주 거론되며 여론 형성의 중심지로 대전 지역의 '새로운 정치 1번지'로 불리고 있다.
 
대전 서구을 지역은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의 3선 도전에 자유한국당 양홍규 당협위원장의 맞대결이 예상된다. (왼쪽)민주당 박범계 의원·자유한국당 양홍규 당협위원장. 사진/ 뉴시스
 
영남과 호남지역 유권자가 지역 연고 정당에 표를 몰아주는 데 비해 대전의 유권자들은 철저히 실리 투표를 하는 지역이다. 20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4석, 한국당이 3석을 차지하며 양 당이 균형을 유지했다.
 
정치적인 지지도는 보수 성향이 강해 서울의 강남과 비교되기도 하지만 19대 총선에서 박 의원이 당선된 이후 여권 지지 성향이 이어지고 있다. 여론과 민심 변화에 민감한 지역으로 인물 중심의 선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대다수다.
 
먼저 판사 출신인 박 의원은 18대 총선에서 한 차례 고배를 마신 이후 19·20대 총선에서 승리, 재선에 성공했다. 국회 입성 후에는 민주당(옛 민주통합당) 원내부대표, 적폐청산위원회 위원장, 생활적폐청산특별위원회 위원장 등 당 내 요직을 거치면서 정치적 입지를 키웠다. 지역 조직도 탄탄히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충청권 대표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 그룹으로 분류되면서 한때 법무부 장관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박 의원이 3선에 성공할 경우 내리 3선이라는 점에서 각 선거구에서 처음이라는 기록과 함께 정치인으로서 롱런 할 가능성도 커진다. 중진 의원 반열에 올라서면서 지역을 넘어 당 내외 정치적 영향력도 커지기 때문이다.
 
다만 지난해 불거진 박 의원과 김소연 시의원 간 선거법 관련 법정 공방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라 이슈화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시의원은 민주당 소속으로 당선됐으나 박 의원 관련 불법 자금 등을 폭로한 이후 2018년 12월 제명됐다가 지난해 3월 바른미래당에 입당했다. 입당 기자회견 당시 총선 출마 가능성을 내비쳐 관심을 모았다.
 
민주당에서 바른미래당으로 당적을 옮긴 김 시의원이 어떤 행보를 취할지가 변수로 부각되면서 내년 총선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박 의원에 맞서는 양 위원장은 일찌감치 예비 후보 등록을 마치고 텃밭을 누비고 있다. 양 위원장은 지난달 17일 자신의 선거 사무실에서 내년 총선에 출사표를 던졌다.
 
양 위원장은 대전 출신으로 초·중·고를 모두 지역에서 졸업하고 성균관대 법학과를 거쳐 지역에서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대전시 정무부시장과 오랜 변호사 활동으로 정치 신인이지만 지역 내 인지도가 높다. 지난해 3월에는 충청권 당협위원장 중 유일하게 황교안 대표 특별 보좌역에 임명, 공천 경쟁자가 없을 정도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상태다.
 
대전시 행정심판위원과 정책자문위원으로 활동한 데 이어 2007~2008년 9대 정무부시장으로 근무하면서 행정과 갈등 조정 능력을 인정받았다.
 
양 위원장은 경쟁자인 박 의원을 향해 날카로운 견제구를 날리기도 했다. 그는 "같은 법조인으로 굉장히 존경하는 분"이라면서도 "자유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세력은 정치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 좌파 포퓰리즘의 핵심 세력이었던 손혜원, 조국과 같은 사람들을 옹호하는 발언을 한 것에 대해서는 깊은 유감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지역에서 정치를 하면서 지역 정치인들과의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던 것도 정치력·리더십 부재에 있다고 본다"며 "상대 후보와 철저히 싸울 준비를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구을 지역에 대해 '노잼 도시'가 됐다며 제 2의 전성기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서구을 지역은 관공서와 아파트가 즐비한 복잡한 지역으로 주차 문제, 환경 문제 등 도시 문제가 심각하고 무엇 하나 특색도 없고 활력도 없는 노잼 도시가 돼 가고 있다"며 "3대 하천, 둔산 도심 공원 등 대전만이 가진 도심 인프라를 활용해 대전만의 랜드마크를 만들어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조현정 기자 jhj@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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