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정부가 2022년까지 '산재 사망자 절반 감축'을 목표로 사업장 관리·감독을 강화한 결과 지난해 산업재해 사고로 숨진 노동자 수가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800명대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고용노동부
고용노동부는 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19년 산업재해 사고 사망자 수 등 관련 통계(잠정)와 2020년 사업장 관리·감독 방향을 발표했다.
고용부에 따르면 2019년 산재 사고 사망자는 855명으로 2018년에 비해 116명 감소(11.9%)했다. 이는 사고 사망자 통계가 시작된 지난 1999년 이후 가장 큰 감소 규모다.
이에 노동자 1만명당 산재로 인해 사고·사망하는 사람 수를 뜻하는 사고사망 만인율은 0.51퍼미리아드에서 0.45~0.46퍼미리아드로 하락해 최초로 0.4대에 진입했다. 0.4는 노동자 1만명당 40명이 사고로 사망했다는 의미다.
화력발전소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로 근무하다 산업재해로 숨진 故 김용균 씨 1주기인 지난해 12월 10일 오후 충남 태안군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열린 추모제에서 고인의 어머니 김미숙 씨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행진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업종별로 보면 건설업 사망자 수는 428명으로 전년보다 57명 감소했다. 중·소규모(3∼120억)의 현장 중심으로 모든 공사 규모에서 사고 사망자 수가 감소했다. 발생 형태별로는 건설업 사망 사고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추락·부딪힘에서 각각 25명, 19명이 감소했다.
이에 비해 제조업 사망자 수는 206명으로 전년보다 11명 줄었다. 주로 5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에 9명이 증가하면서 전체 사고 사망자 수는 소폭 감소했다. 기타 업종에서는 운수·창고 및 통신업 21명, 건물 관리업 12명 줄며 감소세를 이끈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사업장 관리·감독 방향을 놓고 고용부는 '선택과 집중' 방식을 이어가기로 했다. 지난해 산재 사고 사망자의 절반을 차지하는 건설업에 중점을 두고 정책 역량을 집중했다면, 올해는 건설업-추락, 제조업-끼임을 중점 감독 사항으로 선정하고 사업장 감독 시 이를 집중 점검할 방침이다.
또 감독 효과를 높이고자 미리 감독 대상의 5배수를 선정·안내해 자율 개선 유도 후, 사업장에 알리지 않고 감독을 실시할 계획이다.
건설업에 집중했던 순찰(패트롤) 점검과 감독을 제조업까지 확대한다. 컨베이어 벨트, 파쇄·분쇄기 등 7대 위험 기계를 많이 보유한 산업단지 중심으로 방호 조치나 노동자의 안전 절차 인지 여부 등을 집중 점검한다.
아울러 올해는 산업안전공단뿐 아니라 지자체 및 재해예방지도기관이 점검한 후 안전관리가 불량한 사업장은 감독과 연계할 계획이다.
안전관리 정보나 인력이 부족한 영세·소규모 사업장은 자율적으로 개선하되, 일체형 작업발판, 추락 방지 매트 등 정부 재정지원 사업과 적극 연계해 지원한다.
외국인 노동자 산재 사망 사고 예방 정책도 같이 추진한다. 총 16개 언어로 된 안전보건자료를 제작·배포하고 외국인 노동자의 취업 전 교육에 산업안전보건 교육 과정을 운영한다. 외국인 노동자를 많이 고용한 사업장(170개소)을 대상으로 사업주의 안전보건조치 이행 여부 등에 대한 점검도 진행할 계획이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이 8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2019년 산재 사고사망자 감축 현황과 올해 사업장 관리 감독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재갑 장관은 “올해에 산재 사고 사망자 수가 많이 감소했으나 아직도 한 해에 800명이 넘는 분들이 산업 현장에서 사고로 돌아가신다는 사실로 인해 마음이 매우 무겁다"며 “올해부터 원청의 책임이 대폭 강화된 개정 산업안전보건법이 시행되는데 이를 현장에 잘 정착시킨다면 사망 사고를 줄이는데 상당한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세종=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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