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등용 기자] 미국과 이란 간 분쟁이 전면전으로 확대될 가능성은 줄어들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가적인 경제 제재를 예고하면서 현재 중동 시장에 수출 중인 우리 중소기업에도 비상이 걸렸다.
일단 업계는 신중한 분위기다. 당장 확인된 피해가 없는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미국의 대이란 제재 수위에 따라 막대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업계는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유기농 화장품 제조업체 씨에이치하모니는 지난 2017년 국내 업계 최초로 아랍에미리트(UAE)의 할랄 인증 기관 에스마(ESMA)에서 할랄 인증을 획득하며 중동 시장 진출에 힘을 쏟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미국·이란 분쟁 사태로 새로운 변수에 대비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업체 관계자는 “주로 두바이 쪽으로 수출하고 있는데 초기 단계로 대량으로 나가는 게 아니라 아직 큰 피해는 없다”면서도 “중동 정세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수기·냉·온수기 제조업체 원봉은 현재 중동 지역 전 국가에 제품을 수출 중이다. 이 업체는 친환경적인 제품을 선호하는 사우디아라비아에 포장 비닐이 아닌 생분해성 비닐을 사용하는가 하면, 관세 인하 혜택이 있는 요르단에는 에너지 저감 제품을 수출하는 등 나라별 특성에 맞춘 제품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그러나 원봉 역시 급변하는 중동 상황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업체 관계자는 “대비는 따로 못하고 있고, 상황을 지켜 보고 있다”며 “아직까지 큰 피해는 없는데 상황이 악화되면 많이 심각해질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어 “해외 수출 중에서 중동 시장 비율이 많이 높은 편이었는데 유가 하락으로 점점 줄어들었다가 작년부터 좋아질 기미가 있었다”면서 “올해 갑자기 이런 이슈가 터져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선 지금 당장의 큰 피해는 없더라도 중동 정세가 언제든 급변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윤여두 할랄 비즈 중소기업 포럼 위원장은 “현재로선 중동 시장의 큰 변동은 예상되지 않는데 분쟁이 깊어지면 영향이 있을 것”이라면서 “중동 쪽에 거래 선이 있는 업체는 문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이란 공습으로 중동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면서 국제 유가가 크게 오른 지난 5일 오후 서울의 한 주유소의 휘발류가 리터당 1976원, 경유는 1822원에 판매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등용 기자 dyzpow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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