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휴일 더 달라' 민노총 요구에 마트 끙끙
한노총은 잠잠한데…경영계 "공짜 휴일은 무리한 요구"
2020-01-16 16:30:10 2020-01-16 16:30:10
[뉴스토마토 김은별 기자] 다가오는 설 명절 기간 휴무 일자를 두고 대형마트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노총) 산하 마트노조가 갈등을 빚고 있다. 대형마트는 마트 노동자들의 의견에 따라 일부 점포에 한해 기존 의무휴업일(26일)에서 설 당일(25일)로 휴무를 변경했다는 입장이다. 반면 민노총 산하 마트노조는 명절 당일 휴무는 의무휴업일과 상관없이 추가적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대형마트와 민노총 산하 마트노조가 명절 휴업일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사진/뉴시스
 
16일 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 3사 점포 중 약 27%는 의무휴업일에서 설 당일(25일)로 휴무를 변경했다. 추후 변경 여지는 남아있으나 16일 기준 홈플러스는 140개 점포 중 30개 점포, 이마트는 158개 중 50개 점포, 롯데마트는 142개 점포 중 40개 점포가 설 당일 휴업할 예정이다.
 
그런데 민노총 산하 마트노조는 의무휴업일에서 설 당일로 휴업일을 변경한 것이 '마트의 꼼수'라며 비판하고 있다. 마트노조 관계자는 "의무휴업일은 공휴일에 쉬기 힘들었던 마트 노동자들이 쟁취한 것"이라며 "명절 휴일을 보장하려면 의무휴업일과 별개로 설 당일도 쉬는 것이 맞다"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대형마트가) 장사 매출 때문에 설 당일로 임의 변경한 것"이라고 폄하했다.
 
대형마트는 마트 노동자의 요구를 수용해 휴업일을 변경한 것이라며 다소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대형마트 3사가 회원으로 있는 한국체인스토어협회도 지난 10일 입장문을 통해 "서울 소재 모 대형마트 일부 점포에서 직원을 대상으로 설 명절로 의무휴업일을 변경하는 것에 대한 투표를 진행한 결과 찬성이 85% 이상 나왔다"라고 전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과거에 항상 마트노조에서 명절을 앞두고 명절 당일을 가족과 보내고 싶다는 주장을 펼쳤는데 막상 바뀌고 나니 휴무를 하루 더 요구한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마트 업계는 민노총 주장과 다르게 명절 당일과 명절 다음날은 매출에 크게 차이가 없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통상적으로 마트 업계에서 명절 기간 매출이 가장 높은 날은 '명절 전날'이라는 설명이다. 
 
경영계에서도 민노총의 주장은 무리가 있다는 시각이다. 한 경영계 노무 전문가는 "의무휴업일을 설 당일로 변경하는 것은 유통산업발전법에 의거해 절차상 문제가 없다면 진행하는데 문제가 없어 보인다"라며 "설 당일에 추가적으로 쉬어야 한다는 것은 복지 차원의 문제인데 매출을 내야하는 점포에 '하루를 공짜로 줘야 한다'는식 요구는 노조가 한발 더 나아가 무리하게 주장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일각에선 이를 두고 총선과 연결짓는 시각도 있다. 마트노조를 설립한 김기완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수석부위원장이 민중당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노조 복지에 앞장서는 모습을 보여주려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다. 이와 관련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이하 한노총) 산하 노조가 제1노조로 사측과의 교섭권을 가지고 있는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의무휴업일에서 설 당일로 휴무일 변경을 진행한 이후 추가적인 요구나 반발이 없어 비교된다.
 
한편,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각 지자체는 조례를 정해 대형마트의 월 2회 휴업을 의무화하도록 정해져 있다. 대다수 지역이 둘째, 넷째 일요일을 의무휴업일로 정하고 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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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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