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지난해 12월 원·달러 환율 하락 여파로 국내 거주자 달러화 예금이 1년 9개월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기업과 개인의 외화예금을 다 합치면 794억달러에 달했는데, 기업은 수출대금을 쌓아두고 개인은 개인대로 달러화를 사모은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21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2019년 12월 거주자 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내국인과 국내 기업 그리고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국내 진출 외국기업의 미 달러화 예금은 687억8000만달러다. 이는 전 달 보다 48억2000만달러 늘어난 액수다.
달러화 예금은 지난해 11월 감소세로 돌아섰으나 한 달 만에 다시 증가로 전환한 것으로, 잔액 기준으로는 2018년 3월(700억8000만달러) 이후 가장 많다.
이에 대해 한은 달러화를 팔지 않고 쌓아두는 현상이 두드러진 것이 원인이라고 봤다. 환율이 지난달 말 1156.4원으로 한 달 전 1181.2원보다 무려 24.8원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기업들의 현물환 매도가 환율 탓에 줄면서 기업의 달러화 예금도 533억8000만달러로 전달 대비 41억7000만달러 증가했다.
특히 개인만 따로 보면 154억달러로 전달 보다 6억5000만달러 늘어 역대 최대치를 보였다. 한은 관계자는 "개인들도 안전자산 선호 추세가 뚜렷해지고 있고 환율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겹치면서 팔지 않고 갖고 있는 상황이 심화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 개인 달러화 예금은 지난해 7월부터 5개월 연속 증가세다.
미국과 이란 갈등이 본격화 된 지난 8일 서울 중 명동의 한 시중 환전소에 환율 안내판이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외에 엔화 예금은 일부 기업의 해외 차입금 상환으로 전달보다 3000만달러 줄어든 44억5000만달러로 나타났다. 유로화 예금은 32억9000만달러로 1억9000만달러 줄었고, 영국 파운드화와 호주 달러화 등 기타통화 예금은 8000만달러 감소했다. 위안화 예금은 5000만달러 증가했다. 전체 외화 예금 잔액은 전월대비 45억7000만달러 늘어난 794억4000만달러였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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