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올해 반도체·전자제품 업황 회복에 따른 화물 수요 증가에 기대를 걸었던 대형항공사(FSC)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울상이다. 감염병에 대한 공포로 여객 수요가 감소하는 가운데 화물까지 타격을 입으면서 '이중고'에 빠졌기 때문이다.
10일 국토교통부와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적사 항공화물 중 중국 노선 비중은 약 20%로 동남아, 미주, 유럽과 함께 상위 4개 지역에 속한다. 특히 중국은 여객 수하물이나 우편물을 제외한 반도체나 전자제품과 같은 산업 화물량이 1위인 국가다. 지난해 11월 기준 중국 수출 화물은 1만톤으로 전체의 31%에 달했다. 같은 달 수입 실적도 전체의 24.1%를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적사들의 항공화물은 전년 대비 3.7% 줄어든 427만톤이다.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교역량 감소 때문이다. 특히 저비용항공사(LCC)와 비교해 화물 비중이 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타격이 컸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이 화해 국면에 들어서고 이에 따라 정보기술(IT) 업황이 살아나면서 지난해 말 시장에서는 항공화물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여객은 LCC나 외항사와의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FSC의 경우 화물 회복에 특히 기대를 거는 분위기였다.
그래픽/표영주 디자이너
실제 화물 운송량은 점차 회복세를 타는 추세였다. 인천공항공사 지난해 12월 화물량은 전년 동월보다 1.9% 감소했는데, 11월 3.4%, 10월 5.6% 줄어든 것과 비하면 감소 폭이 줄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가 지난달 말 이후 본격적으로 확산하자 회복세를 탔던 화물량도 다시 꺾이는 분위기다. 지난달 전국 공항 국제선 항공화물 수송량은 23만톤으로 전년 동월보다 4.9% 감소했다. 지난 9월을 기점으로 줄었던 감소 폭이 다시 커진 것이다. 항공사별로 보면 대한항공이 5%, 아시아나항공이 4.5%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미주, 유럽 같은 장거리는 전년 동월보다 1.9% 감소하는 데 그쳤는데, 중국을 포함한 단거리는 6.1% 줄어들며 타격이 더욱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감염병으로 인한 항공 수요 감소는 확산 1~2개월 후부터 회복했다는 것을 고려하면 오는 4월까지 여파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신종 코로나로 인한 항공사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정부 도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날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항공사 CEO들과 만난 간담회에서 피해 정도에 따라 공항시설 사용료 납부를 유예하고, 사용하지 않은 중국 운수권 회수를 미루는 등의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신종 코로나로 타격을 입은 항공사들을 전방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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