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서 대학생 이동훈씨(경희대 산업경영공학과 재학)가 만든 '코로나바이러스맵'이 국민들의 불안감을 줄여준 것을 높이 평가하고 "정부가 좀 배워야겠다"고 극찬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는 기획재정부 등 3개 경제 부처와 금융위원회의 업무보고가 진행됐다. 이어 기업 관계자들의 혁신성장 성공 사례 발표, 이씨 등 11명의 민간인 참석자들의 현장 경험 전달 및 정책제안이 이어졌다.
각 부처 장관의 답변이 끝나고 업무보고 순서에 따라 사회자가 정세균 국무총리의 마무리 발언을 청하는 순간 문 대통령이 "잠시만요"라며 "총리 말씀 전에 저도 한마디만"이라고 예정에 없었던 '즉석 발언'을 부탁했다.
문 대통령은 반도체 핵심소재 자립화에 성공한 기업(이용욱 SK머티리얼즈 대표), 수소연료전지 드론 개발(이두순 두산모빌리티 이노베이션 대표), 자율주행차용 레이더 원천기술 확보 기업(김용환 스마트레이더시스템 대표) 등 혁신경제를 일선에서 실천하는 기업인들에게 거듭 감사의 뜻을 밝힌 뒤 "특히 코로나바이러스맵을 만든 이동훈 군을 특별히 칭찬해야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백신도 치료제도 없고 정체를 모르는 신종 감염병이 중국에서 발생해 국가 전체가 긴장하면서 방역에 총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비교적 잘 대응해오고 있다"면서도 "돌아보면 한편으로 일부 언론을 통해 지나치게 공포나 불안이 부풀려 지면서 우리 경제심리나 소비심리가 극도로 위축된 아쉬움도 남는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질병관리본부(질본)를 중심으로 정부는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했지만, (국민들의) 공포·불안은 확산됐다"며 "그런데 이동훈 학생이 (질본의) 브리핑 정보를 맵으로 딱 보여주면서, 확진자가 움직이는 동선을 눈으로 볼 수 있게 되고, 우리 상황이 어느 정도인지, 얼마나 긴장해야 하는지, 지역은 어디인지, 이런 것을 쉽게 알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가 정보를 공개하는 방법 면에서 새로운 발상이다. 질본은 방역의 최일선에서 정신없이 최선을 다하고 있었으니 질본의 정보들을 정부 홍보 부서 어디선가 초기부터 활용했다면 어땠을까"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의 홍보방식에 '발상의 전환'을 해야 한다. 특별히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동훈씨는 자유토론에서 누적조회수 1400만회를 돌파한 '코로나바이러스맵' 개발 경위를 설명했다.
이씨는 "신종코로나가 이슈가 되다보니 많이 불안했다"며 "SNS, 미디어에는 공포를 조장하고 선동하는 정보가 많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것을 바로잡고자 공신력 있는 정보를 찾아봤더니 질본이 데이터를 충분히 제공한 상태였다"고 밝혔다.
그는 "질본 자료는 텍스트 형식이었다"면서 "(그러나) 대중이 선호하는 방식은 텍스트에서 이미지, 이미지에서 비디오 등으로 변하고 있다. 텍스트 정보를 지도상으로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맵은 데이터 공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질본 데이터가 없었다면 서비스를 못 만들었다"면서 "그런 측면에서 데이터 공유가 중요하다. 국가적 재난 상황은 이번 코로나 뿐 아니라 다음에도 있을 수 있으니 데이터의 공유와 데이터 소통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금융위원회 부처 업무보고에 참석하며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청와대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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