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바이오 3사 코스닥 시총 톱10서 증발
임상 베팅에 부풀었던 주가…바이오 테마주 거품 논란 여전
2020-02-18 15:08:07 2020-02-18 15:08:07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코스닥 시총순위 상위권을 장악했던 바이오기업들의 수가 1년 만에 반토막이 났다. 10위권을 이탈한 기업들 모두 사실상 단일 파이프라인에 의존하다 악재에 무너진 만큼, 바이오기업 역시 일정 수준의 안정성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린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2월18일 기준 6개였던 코스닥 시총순위 10위 내 바이오기업은 이달 17일 3개로 줄었다. 막바지 임상 기대감에 치솟았던 시가총액이 임상 실패와 허가취소 등의 악재에 증발한 탓이다. 
 
지난해 2월17일 코스닥 시가총액 10위 내 바이오기업엔 셀트리온헬스케어(1위)와 신라젠(2위), 바이로메드(헬릭스미스, 4위), 에이치엘비(6위), 메디톡스(7위), 코오롱티슈진(10위) 등이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1년 뒤인 이달 17일 순위권에는 셀트리온헬스케어, 에이치엘비, 메디톡스 3개사만 남아있다. 코스닥 시장 붙박이 1위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여전히 선두를 유지했고, 지난해 부정적 임상 3상 결과 탑라인 결과를 뒤집고 극적 반등에 성공한 에이치엘비가 2위에 올랐다. 최초의 국산 보툴리눔 톡신 제제 개발사 메디톡스는 지난해와 같은 7위를 유지했다.  
 
반면, 이탈 기업들의 순위는 크게 하락했다. 시총 5조원 이상이던 신라젠은 8872억으로 쪼그라들며 37위로 밀렸고, 헬릭스미스 역시 1조4455억원의 시총으로 20위를 차지했다. 코오롱티슈진(4895억원)은 90위까지 주저앉았다. 해당 기업들의 시가총액이 급감한 이유는 기대감이 쏠렸던 파이프라인이 부정적 결과를 도출한 탓이다. 
 
세계 최초의 유전자골관절염 치료제 '인보사' 개발사로 글로벌 임상 3상을 앞뒀던 코오롱티슈진은 연초 불거진 주세포 성분변경 사태에 휘말린 뒤, 국내 허가 취소와 거래 정지라는 최악의 결과를 받아들었고, 신라젠은 경우 지난해 8월 데이터모니터링위원회(DMC) 권고에 따라 개발 중이던 간암 대상 글로벌 임상 3상을 중단했다. 
 
이어 9월에는 당뇨병성 신경병증 유전자 치료제 엔젠시스(VM202) 역시 긍정적 결과를 받아들지 못했다. 특히 당시 임상 3상 혼용 가능성을 강력히 주장했던 헬릭스미스는 최근 조사 결과를 통해 약물 혼용은 없었다며 임상실패를 인정한 상태다. 후속 임상에 대한 계획은 보유 중이지만 시총 회복 전망은 낙관할 수 없는 상태다. 
 
개발 성공시 높은 보상에 대한 기대감에 투심이 쏠렸던 바이오 기업들의 잇따른 실패는 업계 분위기 역시 바꾸고 있다. 에이치엘비를 제외한 셀트리온헬스케어와 메디톡스가 신규 개발 품목 기대감뿐만 아니라 이미 안정적 매출기반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안정감 역시 기업 가치평가에 무게감 있는 요소로 자리잡아야 한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약 개발이 낮은 개발 성공 가능성과 막대한 보상을 품을 분야인 만큼 바이오벤처가 '도전과 모험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지난해 기대를 모았던 기업들의 잇따른 실패와 높아진 의구심에 안정성 역시 바이오기업을 평가하는 데 무시할 수 없는 요소로 떠올랐다"라며 "최근 다양한 분야에 활용가능한 제형 변경이나 AI 등 '플랫폼' 기술을 보유한 바이오 기업들이 주목받는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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