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서윤 기자] 현대중공업이 오는 23일 창사 48주년을 맞지만 전년과 같이 별도의 창립 기념행사는 하지 않는다. 특히 조선업황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가운데 닥친 코로나19 글로벌 확산으로 위기 극복 의지를 가다듬는 분위기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23일 창립기념일을 조용히 보낸다. 최근 재계가 창립기념식을 하지 않는 것처럼 현대중공업도 몇 년째 별다른 행사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 대신 이날 하루 동안 전 직원 휴무로 기념일을 갈음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창립 초기인 1970년대 울산조선소 모습. 사진/현대중공업 홈페이지 갈무리
현대중공업은 1972년 3월 조선소기공식 착공과 함께 조선사업을 기반으로 창립됐다. 해양·플랜트, 엔진기계 등 연관 산업 분야로 사업을 확장, 세계적인 중공업 회사로 성장해왔다.
최근에는 국제해사기구(IMO) 환경 규제 발효에 맞물려 친환경 기술 연구개발을 확대, LNG연료 추진선과 친환경 엔진 설비 등 시장에서도 선도적인 위치를 다지고 있다. 이와 함께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통합 스마트 선박 솔루션을 고도화하는 한편,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야드 구축을 위한 기술 확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해 6월1일을 기점으로 조선사업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을 출범, 현대중공업·삼호중공업·미포조선의 핵심 조선3사 경쟁력 강화를 통한 조선업 회복을 다짐해왔다. 지난해부터 추진해 온 대우조선해양 인수도 현재 유럽 등 각국 공정경제당국의 기업결합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연내 기업결합을 완료하면 세계 1위 조선사로서의 입지를 굳히겠다는 포부도 있다. 최근엔 현대중공업이 조선 업계 최초로 대표이사 직할 ‘동반성장실’을 신설, 생산의 70%를 담당하는 협력사들과의 상생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올해는 특히 코로나19 글로벌 확산으로 인한 산업계 위기 극복 의지를 가다듬는 분위기다. 조선업황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가운데 닥친 위기인 만큼 긴장감이 크다. 업계에서는 ‘올 상반기 추가 물량 수주가 업황회복 청신호의 관건이었는데 해운·에너지업계도 타격을 받아 발주가 미뤄지는 점이 아쉽다’는 얘기도 나오던 터다.
현대중공업과 현대건설 등 범 현대가 핵심 계열사 창업주인 고 정주영 명예회장 생전 모습. 사진/건국대학교 제공
이에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회장은 지난주 직원들에게 담화문을 보내 “올해는 창업자님께서 보여주셨던 생전의 모습들이 더욱 가슴속 깊이 다가오는 것 같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모든 경제 시스템이 흔들리고 있는 지금, 우리는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고,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를 가르쳐 주고 계신지도 모르겠다”면서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도전정신을 되새겼다.
권 회장은 ‘봄이 온다. 마음 깊이 기다려지는 봄이 아주 가까이까지 왔다’는 정 명예회장의 생전 글귀를 인용해 직원들을 격려했다. 현대중공업 창립 기념일은 3월21일 고 정주영 창업주의 제사 기일과 이틀차로 맞물린다. 계열사 사장단의 선영 참배 및 범 현대가 제사와 함께 추모음악회 등을 열기도 했지만 19주기인 올해는 ‘사회적 거리두기’ 차원에서 대규모 행사는 축소했다.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 본관 로비에 설치된 고 정주영 창업주의 흉상 앞에서 20일 조촐한 추모식을 진행하고 있다. 추모음악회 등 대규모 행사는 올해 코로나 확산으로 인해 축소했다. 오른쪽부터 한영석 현대중공업 사장, 조경근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장, 신현대 현대미포조선 사장. 사진/현대중공업
최서윤 기자 sabiduri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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