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서윤 기자] 현대중공업이 조선업계 최초로 대표이사 직할 ‘동반성장실’을 신설한다. 업계에 만연한 ‘하도급 갑질’의 오명을 씻고 협력사와의 새로운 상생모델을 구축할지 주목된다.
현대중공업은 18일 기존 조선사업부 내 상무급이 담당하던 협력사 지원조직을 3개 부서 70여명 규모의 동반성장실로 확대·개편해 출범시키고, 초대 실장에 김숙현 부사장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김 부사장은 해양플랜트 사업 대표를 거쳐 2018년부터 아랍에미리트(UAE) 나스르(NASR) 프로젝트 대표를 맡고 있다.
조선업종은 협력사가 생산의 7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고, 조선 시황에 따라 협력사의 부침이 심해 그동안 크고 작은 어려움을 노출해 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12월 현대중공업의 하도급법 위반 혐의를 인정하고 과징금 208억원 부과 등의 제재를 결정하기도 했다.
김 실장은 “협력사의 경영 안정과 경쟁력 강화는 조선업계의 필수적 요소”라면서 “기술력 강화, 품질지원, 동반성장 등 3대 핵심 목표 아래 협력사의 어려움을 더욱 깊게 살펴 동반성장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반성장실 출범과 함께 최근 많은 조선업 협력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인력 수급 문제부터 해소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미 지난해부터 기술교육원 연수생에 대한 훈련장려금 등 지원을 대폭 늘려 신규 기술인력 모집을 확대한데 이어, 앞으로 특성화고 및 마이스터고, 폴리텍대학 등 직업전문 교육기관과의 제휴를 통해 인력 수급의 안정화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
또 회사 각 분야의 전문 기술인력들이 협력사를 찾아가 기술지도와 품질관리를 돕는 기술지도요원 제도를 확대 운영하고, 관리자 맞춤형 경영역량 향상 교육 등을 통해 협력사의 경쟁력 강화에도 힘을 쏟는다는 계획이다. 현재 현대중공업에는 150여개 사내 협력사가 있으며, 14개 사외 협력사로부터 선박 블록을 납품받고 있다.
김용석 현대중공업 사내협력사협의회 회장(세영기업 대표)은 “동반성장실 출범이 협력사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해소하는 것은 물론, 모기업과 협력사의 동반성장을 통해 국내 조선업 전반이 한 단계 성장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협력사의 성장이 곧 한국 조선업 성장과 직결되기 때문에 확대?신설된 동반성장실을 통해 협력사와 관련된 모든 현안을 집중적으로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현대중공업은 현재 △경영지원금 지급(2019년 467억원) △상생발전기금 운영(총 100억원 규모) △도급 단가 인상 등 협력사의 경영 안정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달부터 기숙사 제공 등 협력사 근로자의 복리후생도 확대 지원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이와 별도로 현대중공업 사내 협력사들은 근로자들의 복리후생 확대를 위해 지난달 공동근로복지기금법인을 설립했고, 이 기금에 현대중공업이 20억원, 정부가 10억원을 출연했다.
최서윤 기자 sabiduri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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