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하이트진로가 다음 달부터 편의점 'CU'와 '세븐일레븐'에서 '테슬라(테라+참이슬)' 할인 프로모션을 전개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유흥시장에서 주류 소비가 줄어들자 집에서 술을 마시는 '홈술족'을 겨냥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이트진로가 판매하는 테라 제품 이미지. 사진/하이트진로
23일 업계 따르면 내달부터 CU와 세븐일레븐에서 하이트진로가 생산하는 맥주 '테라'와 소주 '참이슬'을 묶어 할인 판매한다.
이번 행사에선 테라 500㎖ 3캔과 참이슬후레시 360㎖ 1병을 동시 구매할 경우 기존 가격 대비 900원 할인한 9000원에 판매한다. 테라 500㎖와 참이슬후레시 360㎖ 각각의 개별 소비자가격은 2700원, 1800원이다.
그동안 테라 맥주 4캔을 묶어 파는 경우는 있었지만, '테슬라'로 묶어 파는 것은 이례적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유흥시장 소비가 감소하자, 편의점 등 소매점 고객을 적극 공략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미 주류 도매업계에선 올해 1~2월 맥주 및 소주 유통량이 전년보다 30%가량 준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감염 예방 조치로 재택근무가 확산하고, 사회적 거리 두기 운동 등으로 외식 수요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홈술족 늘어나는 트렌드에 따라 행사를 기획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코로나19가 올해 여름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하이트진로가 선제적으로 점유율 방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하이트진로는 주요 유흥 시장에서 소주와 맥주를 혼합해서 음용해서 유행을 이끌어 소비량이 크게 는 바 있다. 다만 주 52시간제 시행, 건강 중시 등의 영향으로 수년간 국내 주류 출고량은 해마다 감소하고 있으며 코로나19까지 겹쳐 안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로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 2018년 맥주 출고량은 173만7000㎘로 전년 대비 4.8% 감소했다. 같은 기간 소주 출고량도 지난해보다 2.9% 줄었다.
물론 업계에선 올해 하이트진로의 신제품 '테라'와 '진로이즈백' 판매 호조로 점유율이 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판매량 기준 하이트진로의 지난해 맥주 소매시장 점유율은 △1분기 27.2% △2분기 30.4% △3분기 32% △4분기 33.4% 등으로 증가 추세다. 소주 시장 점유율도 지난해 60%대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변수로 떠오른 코로나19에다 오비맥주와 롯데주류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오비맥주는 올해 말까지 카스 전 제품의 공장 출고가를 평균 4.7% 인하했고, '테라'에 맞서 복고풍 콘셉트의 'OB맥주'를 지난해 말 출시했다. 롯데주류도 올해 1월 자사 맥주 제품인 '클라우드', '피츠 수퍼클리어' 등 캔맥주 출고가를 낮췄으며, 내달에는 '진로이즈백'에 맞서 도수를 낮춘 신제품 '처음처럼 플렉스'를 선보인다. 또한 오비맥주와 롯데주류는 지난 1월부터 각 사 제품인 '카스', '클라우드'를 편의점 등에서 4개 구매 시 1만원에 판해하는 할인 행사를 진행했다.
이같이 오비맥주와 롯데주류가 선제적인 출고가 인하와 신제품 출시로 맞대응에 나서면서 주류업계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하이트진로 신제품 '테라'와 '진로이즈백' 출시한 지 1년이 지나면서 신제품 출시 효과가 끝나 구체적인 업계 점유율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는 주주총회 현장에서 이 같은 주류 시장 인식을 공유하고, 위기를 타파할 자신감을 내비친 바 있다. 김 대표는 "올해 주류시장은 맥주의 종량세 도입, 국세청 고시로 인한 영업환경의 변화, 경쟁사의 잇따른 신제품 출시 등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며 "하이트진로는 작은 성과에 자만하지 않고 혁신과 도전 정신으로 주류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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