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2기 경영체제에 돌입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초협력을 근간으로 한 뉴 ICT 종합기업으로 도약을 선언했다. 아울러 우리나라가 코로나19 위기에 잘 대처하고 있는 만큼 이번 위기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없애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은 26일 본사 사옥에서 제36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었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이번 주총은 온라인 생중계와 병행됐다.
박 사장은 이날 "이동통신 부문을 고객 눈높이에 맞추는 노력과 함께 새로운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을 통해 연결 매출 20조원을 앞두고 있다"며 "이동통신사업과 뉴ICT 사업을 양대축으로 삼아 실질적 성과를 이끌어내는 원년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현재 컴캐스트, 마이크로소프트(MS), 싱텔, 카카오, 도이치텔레콤 등 국내외 기업들과 협력 중이다. 영역과 경계를 초월한 전방위적 초협력을 지속해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얘기다.
초협력의 성과 도출도 어느정도 가능할 것으로 봤다. 박 사장은 "5세대(5G) 통신에 부족한 수익모델을 만들기 위해 초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MS 등 최고영영자(CEO)와 직접 만나 협력을 하고 있고, 연내 클라우드를 통해서 실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통상적인 수준을 넘어서 (초협력의)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고도 했다.
박정호 사장이 SK텔레콤 본사 사옥 4층 수펙스홀에서 주주들에게 경영성과, 사업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또한 코로나19 위기 속 우리나라가 적절한 대응을 하고 있는 만큼, 장기적 측면에서 자본시장에서 한국 경제가 재평가되길 바란다는 희망을 내비치기도 했다. 박 사장은 "전 세계가 코로나 확산으로 크게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우리나라가 코로나19 대응을 잘해 정부와 국민이 보여준 노력이 세계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며 "이런 부분이 캐피탈 마켓에서도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없어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뉴 ICT 종합기업으로 점프를 위해 SK텔레콤은 올 한해 최악의 상황을 고려한 경영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코로나19로 한국경제가 IMF, 금융위기 사태와 맞먹을 수 있다는 가정 하에 경영 전략을 세우겠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SK브로드밴드 기업공개(IPO) 등도 경제상황에 따라 순연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박 사장은 "코로나19 여파로 비즈니스까지도 영향을 받고 있다"며 "출국자수가 90% 가까이 줄어들면서 주력 사업 중 하나인 로밍 사업이 큰 타격을 입고 있고, 자영업자들이 피해를 입으면서 ADT캡스 등 보안사업 계약 해지도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가 전세계적으로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겠지만 실물경제에서 예상보다 더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보고 있다"며 "워스트 시나리오 3단계까지 대응 체계를 갖춘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 일환으로 당초 SK텔레콤의 자회사 IPO 계획도 미뤄질 전망이다. 박 사장은 "유동성과 손익 측면에서 살피지 않을 수 없다"며 "SK브로드밴드 IPO 시기를 올해로 얘기한 적이 있는데, 코로나19로 실물경제에 차질이 생길 수 있어 1년 정도의 순연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회사 SK하이닉스가 투자한 도시바의 일본증시 상장 계획도 내년으로 넘어갔다.
박 사장은 코로나19로 인한 위기를 효율적인 경영 시스템을 구축하는 기회로 삼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오래 준비한 비접촉·비대면 영업을 테스트하고 클라우드 PC, 그룹 통화콜을 통한 디지털워킹 시스템 구축으로 선도적인 업무 방식을 선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SK텔레콤은 이날 주총에서 박 사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했다. 조대식 기타비상무이사와 안정호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을 재선임하고, 김용학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과 김준모 사외이사를 신규 선임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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