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텔레그램에서 이른바 '박사방'이란 대화방을 운영하면서 성 착취 영상물을 제작·유포한 혐의로 구속 수사를 받는 조주빈이 이르면 이번 주나 주말 재판에 넘겨질 것으로 보인다.
5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TF는 이번 주 조주빈을 상대로 음란물 제작·배포 등 혐의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사한 뒤 마무리 수순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번 주 5차례 이상 조주빈을 더 불러 혐의를 확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닉네임 '태평양' 등 공범들과의 대질조사도 전망된다.
조주빈에 대한 구속 기간은 오는 13일이지만, 경찰에서 송치된 혐의가 청소년성보호법 위반(음란물 제작·배포 등, 유사성행위, 강간), 살인음모, 사기 등 무려 12개다. 수사기록은 별책을 포함해 38권, 약 1만2000쪽 분량이다. 그런 만큼 우선 조사 대상이었던 성범죄 등 중 수사가 마무리된 부분을 먼저 공소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에서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된 건도 있지만, 검찰은 증거관계와 법리 등 확인이 더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추가 조사하고 있다.
문제는 공범들과 적극 가담한 유료회원들까지 포괄할 수 있는 '범죄단체 조직죄' 적용 여부다. 가담형태가 다양한 데다가 대상자 규모가 방대해 검찰로서도 애를 먹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범죄단체 조직죄 적용을 위해서는 우선 조직 체계 활동이 확정돼야 법리를 적용할 수 있다"며 "수사를 종합해 사실관계를 확인한 후 최종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범죄수익에 대해서는 텔레그램 그룹방 내용, 유료와 무료로 관리되는 회원의 규모, 수익을 어떻게 나누고 비용을 어떻게 썼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지난달 25일 조주빈이 송치된 후 혐의 내용 전반에 대한 인정 여부를 시작으로 텔레그램 이용과 그룹방 개설 경위, 주요 내용 등을 확인하고, 이후 공범들과의 텔레그램 대화방 운영과 활동 내용, 회원 관리 방식, 공범들과의 관계 등을 신문하는 순서로 조사를 진행해 왔다. 지난 1일에는 강모씨, 3일 한모씨 등 공범을 소환해 조사했다.
조주빈의 1차 구속 기간 만료일은 지난 3일이었지만, 검찰은 전날인 2일 서울중앙지법에 조주빈의 구속 기간 연장을 신청했다. 법원이 검찰의 신청을 받아들여 13일까지 기간이 연장됐다.
미성년자 등을 협박해 성착취 동영상을 찍고 유포한 '박사방' 조주빈의 범행을 도운 공익근무요원 최모씨가 3일 오전 영장심사를 마친 후 서울중앙지법을 나서 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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