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황교안 대표의 사퇴로 지도부 공백 사태에 빠진 미래통합당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해 수습에 나설 전망이다. 전당대회를 통해 새 지도부를 구성할 때까지 당분간 당 안팎에서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통합당은 황 대표가 전날 총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당대표직에서 물러나면서 지도부가 사실상 와해된 상태에 이르렀다. 총선을 이끈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도 기자회견을 열고 "일상으로 돌아가겠다"며 작별을 고했다. 김 위원장은 총선 결과에 대해 "통합당의 변화가 모자랐다는 것을 인정한다"며 "자세도 갖추지 못한 정당을 지지해달라고 요청한 것을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15일 오후 국회 도서관에 마련된 21대 국회의원선거 개표상황실에서 총선 결과 관련 입장 발표를 마친 뒤 퇴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통합당은 당대표가 사퇴할 경우 원내대표가 당대표의 권한을 대행하도록 돼 있다. 이에 따라 심재철 원내대표가 우선 당대표 권한대행직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 당선자들의 새 원내대표가 이 역할을 맡을 가능성도 있다. 대구 수성갑에서 당선된 주호영 의원은 CBS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당선자 중에서 조속히 원내대표가 될 사람을 선출하고, 새 원내대표가 당대표 대행을 수행하면서 수습책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당대표 권한대행은 당을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는 것과 함께 비대위원장 선임 등의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김종인 위원장이 비대위원장으로 거론된다. 김 위원장이 "선거까지가 내가 할 수 있는 임무"라며 당을 떠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가능성이 아예 없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김 위원장은 '비대위원장 요청이 오면 어떻게 할 생각인가'라는 질문에 "그런 것은 아직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아직'이라는 표현을 쓴 것이 향후 여지를 남겼다는 해석이다.
유승민 의원이 당 지도부 구성 과정에서 전면에 나설 것인지 여부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진다. 유 의원은 이날 당 재건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 선택을 무거운 마음으로 받아들이겠다"며 "백지 위에 새로운 정신 새로운 가치를 찾아 보수를 재건하겠다"고 밝혔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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