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방안을 두고 여야가 갈등하는 가운데 여론에서도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당초 정부가 추진했던 소득 하위 70% 지급안을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과, 신속한 정책 효과를 위해선 전 국민 대상으로 지급해야 한다는 의견이 맞선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만든 '깨어있는 시민연대당' 회원들이 21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긴급 재난지원금 소득 하위 70% 지급을 촉구하는 내용의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사진/뉴시스
23일 정부와 여당이 고소득자의 자발적 기부를 전제로 한 '전국민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안'을 절충안으로 발표한 뒤 정치권에 이어 국민들도 상반된 의견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지난 22일 대통령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재난 지원금 소득 하위 70% 추경 신속하게 지급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해당 글을 작성한 청원인은 당초 소득 하위 70% 대상의 재난지원금 지급안을 관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재난지원금을 소득 상위 30%까지 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문재인 정부가 결정한 소득 하위 70% 재난 지원금 지급은 필요성, 효과성 등을 검토해서 결정한 사안이고, 이는 여당도 같이 합의한 예산이다. 이제 와서 100%로 바꾸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소득 상위 30%에 해당하는 분들도 국민으로서 지원금을 받고 싶겠지만 지원금을 못 받는다고 생활이 힘든 계층이 아니다"라며 "그들이 받을 지원금을 아껴 두었다가 고용 창출에 쓰고, 실업자에게 도움이 되고, 소상공인에게 세금 혜택을 주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달리 전국민에게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긴급재난지원금 100% 지급을 찬성하는 한 청원인은 "하루가 힘든 국민을 위해서 전국민에게 재난 지원금을 지급하고, 상위에 속한 국민들은 자발적으로 지원금을 포기할 것을 호소 한다면 국민들은 지난 금모으기 이상으로 호응할 것"이라며 "국민들을 상하위 구분 하는 데 시간 낭비 말고 한시가 급한 어려운 국민들을 위해 즉시 시행해주길 청원한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청원인도 "긴급재난지원금은 경기를 활성화시켜 제자리를 찾게 하기 위해 한시가 급한 사업 내용"이라며 "기획재정부는 재전 건전성을 이유로 하위 70%만 지급하겠다고 하며 하위 70%를 선별하는 작업이 얼마나 시간이 걸리고, 행정비용이 드는지 생각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100만원 기부에 10만명이 동참하면 3조원이다"라며 "3조원이면 기재부가 주장하는 70% 지급과 100 지급의 차액이 된다"라고 밝혔다.
한편, 리얼미터가 23일 TBS 의뢰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대상 범위에 대해 '모든 국민에게 지급해야 한다'는 응답 30.2%, '소득 하위 70%까지만 지급해야 한다'는 답변 28.9%로 여론조사 결과도 팽팽했다. 해당 조사는 지난 22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포인트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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