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정세균 국무총리가 늦어도 5월 초 등교 개학 시기를 국민에게 알리겠다고 하자 학부모들이 걱정스런 반응을 보인다.
초등학교 1,2,3학년 개학으로 3차에 걸친 온라인 개학인 마무리된 20일 서울 종로구 서울농학교에서 중학교 3학년 온라인 영어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 총리는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생활 속 거리두기 이행과 맞물려 아이들의 등교 개학을 검토 중"이라고 언급하자, 연휴기간을 고려해 등교 개학 날짜를 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받는다.
학부모들은 이달 30일부터 5월5일까지 이어지는 황금연휴 기간에 사람들의 지역 간 이동이 활발해지는 만큼, 이를 고려해 개학 일정을 정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황금연휴 기간이 끝나는 내달 5일 이후 2주간의 잠복기간을 둬 확진자를 판별한 뒤 개학을 해야만 집단감염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대통령 국민청원 홈페이지에서 지난 26일에 청원글을 게재한 한 학부모는 "5월 연휴 이미 주요 관광지의 숙박이나 교통편 예약이 다 찬 상태"라며 "이 연휴 기간 감염 시 잠복기 2주 기간을 생각해보면 최소 5월19일이다. 이 날짜가 지나가기도 전에 개학했다가 집단감염시 학교-가정-사회로의 전파는 순식간"이라고 호소했다.
특히 확진자 발생 학교가 나타나 휴교를 시행하게 되면 형평성 문제가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청원인은 "확진자 발생 학교는 휴교에 들어가야 하면 그 많은 학생은 자가격리해야 되는데, 이 경우 다른 학교들과 형평성 문제가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학부모들은 개학과 등교 시기를 늦춰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를 차지했다. 한 학부모는 "요즘 마스크 안 쓰는 사람도 많고 나름 온라인 개학도 적응해가고 있다"며 "연휴 지나고 2주 후에 (등교를) 정해도 괜찮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학부모도 "백신이나 치료제도 없고 아직 종식된 것도 아닌데 벌써 학교 보내는 건 아니지 않나"라며 "적어도 연휴 지나고 2~3주는 더 있어 봐야 하는 거 아닌가. 연휴에 제주도 항공권 90% 이상 예약이 찼다던데, 여행 갔다고 모이고 흩어지고 생각만 해도 무섭다"고 호소했다.
앞서 싱가포르, 일본 등 해외 학교에서 발생한 집단감염도 우려되는 요소로 지적된다. 싱가포르에선 지난달 23일 개학 연기 대신 등교를 시행하다가 이틀 만에 유치원에서 약 20명이 집단 감염이 발생해 4월3일 재택수업으로 전환했다. 일본 도야마현 도야마시에 위치한 한 초등학교에서 같은 반 학생 4명, 교사 1명 등 총 5명이 확진자로 판명돼 해당 학교가 휴교를 실시한 바 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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